<>.4라운드동안 단 한번도 선두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채 이번 제76회
US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닉 프라이스(37.짐바브웨).

그가 앞으로 노려야 할 "최고의 기록"은 무엇일까.

그것은 두말할것 없이 4개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보이는 것이다.

4개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선수는 이제까지 단 4명 뿐이고 진정한 경쟁이
시작된 지난 60년대이후 그 기록을 세운 선수는 잭 니클로스와 게리
플레이어뿐이다.

천하의 톰 왓슨이나 아놀드 파머도 USPGA선수권대회에서만은 우승을 못했고
파머는 그 한을 품은채 이번대회를 마지막으로 PGA선수권무대를 떠났다.

현대골프는 1년에 1승만 해도 "할 바를 다했다"고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
하고 선수들 수준이 평준화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메이저우승은 "꿈의 기록"으로 일컬어질만한 것이며
한 발 더 나아가 단일시즌에 4개대회를 우승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0년대 세계골프의 삼두마차는 프라이스와 그레그 노먼(호주), 그리고
아직까지는 닉 팔도(영국)를 꼽을수 있다.

팔도는 메이저 5승(89.90매스터즈, 87.90.92영국오픈), 노먼은 2승(86.93
영국오픈), 그리고 프라이스는 3승이다.

이들은 기껏해야 2개대회에서 우승한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프라이스는
매스터즈와 US오픈, 팔도는 USPGA와 US오픈의 문을 계속 두드려야 하는
입장이다.

프라이스가 이번 우승을 계기로 특히 주목받는 것은 그같은 기록달성에
세 선수중 가장 유망하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프라이스는 거리나 퍼팅, 그리고 게임매니지먼트등 골프의 각 부문에서
뚜렷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분석가들은 프라이스의 스윙이야말로 결정적순간 중압감을 이겨낼수 있는
리듬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그는 특히 92USPGA선수권우승이후 자신감이 붙어 93~94시즌에 무려 10승을
올리고 있으며 그 여세는 이번 우승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의 이같은 전진은 "큰 우승"이후 바로 잠수해 버리는 다른 선수들 -
예를들어 이안 우즈넘이나 페인 스튜어트, 커티스 스트레인지등 - 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바로 이점이 그의 장래를 주목해야 하는 주요인이다.

프라이스는 우승후 기자회견에서도 "92년 첫메이저우승이후 내 골프의
제2장이 시작됐으며 이제는 그랜드슬래머(4개메이저 우승)가 되는게 지상
목표"라고 말했다.

<>.이 세선수를 제외하면 그 다음은 "무서운 20대"를 눈여겨 봐야 한다.

그 20대 삼총사는 어니 엘스(24.남아공), 필 미켈슨(24.미국), 그리고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28.스페인)이다.

올 US오픈 우승자 엘스는 그 잠재력면에서 앞으로 세계골프를 이끌어갈
선두주자임이 분명하고 이번에 3위를 했지만 그래도 대회중반까지 프라이스
를 가장 근접하게 따라 붙었던 미켈슨은 한마디로 미국골프의 미래를 한몸에
지고 있는 선수.

이상의 여섯명을 다시 축소하면 프라이스와 엘스, 미켈슨이 몇년 안남은
90년대를 풍미할 선수로 기대된다.

미켈슨은 미국 선수중 보기드물게 큰대회 우승, 다시말해 "어떤기록"을
위한 골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선수.

기자회견에서 "미국선수들은 우승보다는 상금을 위한 골프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이 미국선수에게 향해질 정도로 미국선수들은 실질적면만
추구하는 느낌이 있으나 미켈슨은 그같은 약삭빠름보다 "자신에게 쏠리는
기대"를 충족시키려는 의지가 더 강한 인상이다.

이번에 메이저우승없는 미국골프가 나타난 것도 위와같은 미국의
물질주의적 요인이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 이곳의 분석이다.

<>.어쨌거나 당분간은 프라이스의 행로를 지켜볼수 밖에 없다.

"선수에게는 소위 전성기가 있다. 그 시기에 우승을 잡아야 한다. 내가
메이저우승을 섭렵하는 것도 그 전성기에 이뤄야 하는 것으로 앞으로
몇년간이 바로 그 시기일 것이다"

프라이스의 이런 각오가 과연 골프라는 정체불명의 스포츠를 헤쳐 나갈지
궁금하다.

뜻이나 기량이 있어도 "안되려면 안되는게 골프"임을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노먼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