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서로서로 흔히 "얼굴이 좋다" "안색이 나쁘다"등
얼굴의 색깔과 관련된 인사말을 많이 하게 된다.

한의학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조차도 상대방의 안색을 살펴보고
근황을 짐작할수 있듯이 환자의 형색을 관찰하는 소위 "관형찰색"은 한의학
의 가장 초보적인 진단방법이다.

사람마다의 얼굴모양이 다른 것처럼 각자의 안색은 천차만별이겠지만
한의학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다섯가지 색을 기준으로 삼아 관찰하고 있다.

신호등의 삼원색에 흑백을 더한 "청 적 황 백 흑"이 이른바 오색인데,
이는 또한 순서대로 "간 심 비 폐 신"의 오장에 배속된다.

문자그대로 목석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이러한 오색이 불러 일으키는
감정은 누구나 느낄수 있으니 예를들면 청색은 신선한 생동감을, 적색은
뜨겁고 정열적인 것을, 백색은 차갑고 싸늘함을, 흑색은 무겁고 적막함을
느끼게 한다.

또 이 색깔을 나이로 따진다면 청색이나 적색은 젊고, 백색이나 흑색은
노색이라 할수 있다.

젊은이들이 나이에 걸맞게 원색의 옷을 즐겨 입으면 더욱 활기차 보이고,
나이든 사람은 흑백을 혼합한 회색이나 검정에 가까운 짙은 곤색의 정장을
잘 입게 되며, 나이들어 죽음이 찾아오면 상가집에선 소복을 입고 문상객은
대개 흑색옷을 입는다는 사실을 기억해 볼만하다.

한편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다면 폐병환자일까 의심하게 되고, 분노의
감정이 억압되어 있으면 얼국이 붉으락 푸르락하며, 극도의 사색으로
소화기에 이상이 오면 얼굴이 누렇게 되니 안색의 관찰은 질병의 진단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것이다.

그럼 가장 좋은 안색은 무엇인가.

딱 정할수는 없으나 황인종의 바탕색위에 눈은 새까맣고 입술은 붉은 빛을
띠는등 전체적으로 오색이 조화를 갖추며 윤택해야 건강한 안색이라 할수
있다.

또 이왕이면 전신을 감싸는 옷도 자신의 나이에 걸맞게, 주위의 상황에
알맞게 잘 맞추어 입어야 한다.

오색이 조화된 윤기있는 얼굴, 단정하고 절제된 옷매무새가 진정 건강한
모습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