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소비' 해야…제로웨이스트 운동 더 조명 받길"
제로웨이스트숍 낸 줄리안 "환경운동 장벽 낮추고 싶어요"
"정말 내 아이나 손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교육 환경보다 환경 문제가 훨씬 중요하지 않을까요?"
최근 서울 용산구에 포장재 등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숍'을 연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36)는 '환경의날'을 이틀 앞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그는 환경 문제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제로웨이스트숍과 육류와 우유, 달걀을 먹지 않는 '비건'용 마트를 찾아다니던 줄리안은 더 많은 이들이 환경 운동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직접 가게를 열었다고 했다.

줄리안은 "이태원과 해방촌에 제로웨이스트숍이 없길래 내가 열었다"며 웃고는 "제로웨이스트숍이 여기저기 있어야 사람들이 더 많이 이용하지 않겠나.

환경 운동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장에서 비건 식재료와 식품, 친환경 생활용품 등을 판다.

손님들이 빈 용기를 가져와 식재료나 세제, 샴푸 등을 담아 구매하는 리필스테이션이 한쪽에 마련돼 있다.

카페도 함께 운영하는데 플라스틱 컵이나 빨대 같은 일회용품은 찾아볼 수 없다.

테이크아웃을 하려면 개인용 텀블러 등을 지참하거나 보증금 4천원을 내고 다회용컵을 빌리면 된다.

디저트류는 미리 담을 용기를 준비해 가야 포장이 가능하다.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환경을 위해 작은 불편함을 감수한다.

제로웨이스트숍 낸 줄리안 "환경운동 장벽 낮추고 싶어요"
줄리안은 "일회용품이 없다고 하니 오히려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이 가게를 열어줘서 고맙다고 하시는 분도 있다"며 "초반에는 낯설어도 이런 공간이 많아지면 더 많은 사람이 제로웨이스트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 플라스틱 용기 등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면서 환경을 위한 소비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추세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의 국민환경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과 2021년 '우리나라가 직면한 중요한 환경문제' 1위로 모두 '쓰레기·폐기물 처리 문제'가 꼽혔다.

쓰레기 증가는 2020년부터 2년 연속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 1위를 차지했다.

2018년과 2019년 조사에서 더 큰 문제로 꼽혔던 대기질과 기후 변화를 제친 것이다.

이날 매장을 찾아 식재료를 구매한 한 손님은 "여기 이런 가게가 있는지 몰랐는데 원하는 만큼 용기에 담아 살 수 있는 게 마음에 든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줄리안은 "한강 공원 플로깅(쓰레기를 주우며 하는 조깅)을 한 번만 해보면 쓰레기가 정말 많이 나온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은 집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수거가 빠르게 잘 되다보니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코로나19 시기에는 많은 사람이 일회용품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목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인체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는데 이대로 가면 후손의 미래는 신경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단순한 소비가 아닌 '가치 있는 소비'를 해야한다.

작은 행동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행동이 되고 환경·동물·인간을 위한 운동이 된다.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더 조명을 받고 환경을 위한 실천이 쉬워졌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