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의향서 발급 관련 핵심 인물…"그런 직위에 있지 않았다" 부인
검찰 '박영수 50억 클럽' 우리은행 前부행장 소환
박영수(71) 전 특별검사의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우리은행의 여신의향서 발급 관련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직 부행장을 소환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김종원(64) 전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우리은행이 '대장동팀'의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1천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한 구체적 경위와 이 과정에 박 전 특검이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캐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사외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여신의향서 관련 업무를 담당한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집행부행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당초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2015년 3월 심사부의 반대 등을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다.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는 참여하겠다며 1천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검찰은 최근 우리은행에서 PF 업무를 맡았던 직원을 조사하면서 "김씨가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해 여신의향서를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대장동팀에 여신의향서를 내준 배경에 해당 업무를 총괄했던 김씨와 박 전 특검의 친분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김씨는 박 전 특검이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2014년 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박 전 특검과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상업은행 축구단 출신인 김씨는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 1977년 상업은행에 은행원으로 입사, 상업은행·한일은행 합병으로 출범한 우리은행에서 지점장, 경남영업본부장,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 등으로 승승장구해 부동산 개발업자 사이에서도 '입지전적 인물'로 통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는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박 전 특검은 제가 아는 분도 아니고,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간 적 없다"며 "저는 여신의향서를 끊어줄 직위에 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김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한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박 전 특검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사외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며 대장동팀의 컨소시엄 구성을 지원하고, PF 대출을 청탁하는 대가로 민간업자들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땅과 상가 등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수재 등)를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