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한 장소 넓은 곳으로 바꾸는 등 전면 재검토 목소리
예상 인원 5배 초과 '대혼잡' 함안 낙화놀이, 내년 예약제 검토
지난 27일 경남 함안군 일대에서 열린 '낙화놀이' 행사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 큰 혼잡과 불편이 발생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축제 방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안군은 내년 낙화놀이 행사를 예약제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난주 27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함안군 무진정 일대에서 열린 제30회 낙화놀이에는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려 교통 혼잡과 통신 마비 등의 혼란이 벌어졌다.

도로는 차들이 엉켜 오도 가지도 못하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고 몇 시간을 기다린 관광객들은 행사를 앞두고 입장이 제한되면서 그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군은 뒤늦게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안전사고 우려나 귀가 요청을 알리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마저도 수신이 잘 안되고 현장에서도 통제가 제대로 안 돼 불편이 가중됐다.

이 때문에 군이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군은 지난 21일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낙화놀이 안전관리계획을 세웠다.

예상 인원은 1만명으로 잡았고, 행사장 면적을 5천647㎡로 정해 순간 최대 2만2천588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군중이 보통 속도로 걸을 수 있는 상태인 군집밀도(1㎡당 3∼5명)를 참조해 순간 최대 관람객을 1㎡당 4명으로 놓고 본 수치다.

예상 인원 5배 초과 '대혼잡' 함안 낙화놀이, 내년 예약제 검토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날 행사에 약 5만명이 다녀가면서 사전에 계획했던 대책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5만명을 군집 밀도로 계산하면 1㎡당 9명으로, 이는 1㎡당 8∼10명이 몰렸던 서울 이태원 참사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군은 안전관리 요원 55명을 배치하고 행사장 주변 도로를 통제했으나 한꺼번에 몰린 인파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행사 장소를 더 넓은 장소로 바꾸는 등 전면적인 계획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낙화놀이가 진행되는 무진정 연못은 면적이 약 6천㎡에 불과하다.

이를 중심으로 낙화놀이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은 뒤편 주차장까지 합쳐도 매우 협소해 수만명을 감당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낙화놀이가 더 유명해지면서 앞으로는 올해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군은 장소 변경보다 예약제를 통해 관람 인원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 여러 혼잡이 발생해 행사를 예약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장소 변경은 논의해보지 않았지만 다각도로 검토해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