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납치→대전 암매장→청주 거쳐 성남으로 도주
범행 차량 버리고 렌터카·택시 타…옷 갈아입고 현금 사용
강남 한복판 납치·살인 3인조 검거까지 42시간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단지 앞에서 40대 여성을 납치 살해한 피의자 3명은 범행 42시간 만에 모두 붙잡혔다.

경찰은 이틀 만에 이들을 모두 검거했으나 피해자는 이미 살해돼 대전의 야산에 암매장된 상태였다.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오후 11시46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단지 앞 도로로 한 남성이 여성을 질질 끌고 나온다.

피해 여성은 바닥에 드러눕다시피 발버둥을 치지만, 남성은 피해자를 강제로 차량 뒷좌석에 밀어 넣었다.

아파트단지에서 나온 또 다른 남성이 운전석에 올라타면서 차량은 순식간에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이 "남성 2명이 여성을 때리고 차에 태웠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후 11시49분 '코드 제로'와 출동 지령을 발령했다.

순찰차는 오후 11시53분 현장에 도착했지만 용의자들은 이미 떠난 뒤였다.

경찰은 주변 CCTV와 관제센터 영상 등으로 차량번호를 추정했다.

차량 번호가 최종 특정된 시각은 납치 1시간여 지난 30일 오전 0시52분이다.

경찰은 0시56분 해당 차량을 수배했다.

이 시각 납치범들은 피해자를 차에 태운 채 역삼동에서 도주 중이었다.

이들은 30일 오전 0시12분 서울 요금소를 빠져나갔고, 0시22분 마성IC를 거쳐 경기 용인시, 평택시, 대전으로 이동했다.
강남 한복판 납치·살인 3인조 검거까지 42시간
살해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자를 살해한 뒤 30일 오전 6시 전후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납치범들은 서울에서 타고간 차량을 다시 몰아 현장을 벗어났다.

오전 6시56분 대전 유성IC 근처를 지나 오전 7시30분께 대전 대덕구에서 차량을 버린 뒤 렌터카를 빌려 갈아탔다.

이들이 대전에 버린 차량은 오전 8시께 경찰에 발견됐다.

차량에서는 소량의 혈흔과 흉기가 발견됐다.

이들은 청주로 이동해 렌터카마저 버린 뒤 오전 9시30분께 각자 택시를 타고 경기 성남시로 도주했다.

성남에서는 택시를 번갈아 타고 옷을 사서 갈아입었다.

대포폰과 현금을 사용하며 추적을 피했다.

결국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45분께 성남 모란역 역사에서 연모(30)씨를 체포했다.

같은 날 오후 1시15분께는 성남시 수정구의 한 모텔에서 또다른 납치범 황모(36)씨를 검거했다.

범행 대상을 지목하고 납치를 제안한 이모(35)씨는 같은 날 오후 5시4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긴급체포되면서 사건 발생 42시간 만에 일당 3명이 모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장소에 수색 인력을 급파해 체포한 날 오후 5시35분께 암매장된 피해자 시신을 확인했다.

경찰은 질식사로 보인다는 부검 구두 소견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과 피살 시점을 조사 중이다.
강남 한복판 납치·살인 3인조 검거까지 42시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