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아 교수, 권고문 발표 한달전 '동의 어렵다'며 사임 뒤늦게 드러나
근로시간 개편 밑그림 그린 연구회 유일 보건 전문가 중도사임
정부가 마련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린 전문가 그룹 중 유일한 보건 분야 교수가 중도 사임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발족한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에 참가한 전문가 12명 가운데 1명인 김인아 한양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작년 11월 연구회에서 사임했다.

김 교수는 연구회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회는 윤석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노동 개혁 과제인 근로시간 제도와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논의한 뒤 정부에 권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가 그룹이다.

12명은 경영·경제학 교수 5명, 법학 교수 5명, 보건학 교수 1명, 사회복지학 교수 1명으로 이뤄졌다.

근로시간 개편 밑그림 그린 연구회 유일 보건 전문가 중도사임
노동부는 작년 7월 연구회 발족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근로자 건강권 보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보건 전문가를 포함하는 등 균형 잡힌 논의가 가능하도록 안배했다'고 강조할 만큼 김 교수 참가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근로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낼 거의 유일한 전문가인 김 교수가 논의 과정에서 빠진 것이다.

연구회는 김 교수 사임 후인 작년 12월 노동 개혁 방안 권고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일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하는 게 가능해지는 내용을 포함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담겼다.

노동부는 연구회 권고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인 개편안을 이달 초 발표했다.

노동부는 일주일에 69시간 근무하는 것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며 일하는 전체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장시간 노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윤 대통령이 보완을 지시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