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영장에…"방통위원장 끌어내리겠다는 권력 의도 반영" 주장
수신료 분리 징수 이슈화에 "치졸한 접근" 논평
언론노조 위원장 "팬덤이 저널리즘 본질 공격하는 상황"
"현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언론인의 직업적 자존감,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고 그것은 단순한 노동 강도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평판의 문제와 연결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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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제12대 집행부가 출범한 것을 계기로 28일 서울 중구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윤창현 위원장은 기자가 '기레기'로 싸잡아 비난당하는 최근 미디어 환경에 관해 이같이 진단했다.

윤 위원장은 "양당 정치의 구도 아래서 특정한 정치 세력을 강력히 지지하거나 옹호하지 않으면 싸잡아서 매도당하거나 비판받는다"고 분석한 뒤 정치인 지지 세력(팬덤)이 비판 보도에 과하게 반응해 기자에 대한 혐오감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것에 대해 "저널리즘의 본질적 행위를 공격하는 데까지도 나아갔다"고 우려했다.

그는 "건전한 토론이 아니라 온라인·오프라인상의 위해로까지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저널리즘 활동을 하는 다수의 양심적인 언론인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 등에서 언론사 콘텐츠에 관한 이용자의 반응·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기자의 일상적인 취재·보도 활동을 위협하는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인을 취재하던 한 여성 기자가 현장 방문 일정이 거의 마무리되기를 기다려 정치인에게 질문을 했는데 근처에 있던 유튜버가 이 기자의 옷차림을 거론하며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하거나 질문이 "×소리"라고 비하해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여성기자협회가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올바른 저널리즘 행위가 진영과 관계없이 존중받을 수 있고 평가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의식들을 계속해서 재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언론노조 차원에서 저널리스트를 보호하는 여러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진짜 목적은 TV조선 재승인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검찰은 기소할 것"이라며 "임기가 보장된 합의제 기구의 수장인 방통위원장을 어떻게든 흠집 내고 끌어내리겠다는 권력의 의도를 반영한 청구 기소"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KBS 수신료 문제를 대통령실 홈페이지 토론에 부치는 등 분리 징수를 이슈로 삼는 것에 대해선 "대단히 치졸하고 치사한 접근"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윤 위원장은 "'지금 내는 세금이 많다고 생각하십니까, 적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여론 조사하면 세금이 부당하다는 여론에 집중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공적 재원이 필요한 영역이 있기 때문에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