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85세 이상 빈곤율, 10년새 48.2%→54.3% 올라
소득 중 노동소득 비중 크고 연금소득 작아…미국 일본 등과 큰 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 수준인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며 30%대로 내려왔지만, 85세 이상 노인만 볼 때는 빈곤율이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의 '노인빈곤 실태 및 원인분석을 통한 정책방향 연구'(안서연)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빈곤율은 2011년 49.18%에서 점차 낮아져 2020년에는 38.97%를 기록했다.

10년 사이 10.21%포인트 하락하며 30%대로 내려왔다.

상대적으로 노동 활동이 활발한 세대가 노인 인구에 편입되고 기초연금이 인상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빈곤갭(차이) 역시 그 사이 21.06%에서 12.48%로 8.58%포인트 줄었다.

노인빈곤율은 노인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상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이다.

빈곤갭은 빈곤선 아래 속한 사람들이 얼마만큼의 소득을 벌어야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나타난 수치로, 하위소득계층의 평균 소득이 낮을수록 빈곤갭이 커진다.

빈곤율은 65~74세의 초기 노인 연령대에서 특히 44.59%에서 29.43%로 15.15%포인트나 낮아졌다.

이 연령대의 빈곤갭 역시 그사이 17.84%에서 8.45%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국 노인빈곤율 30%대로 내려왔지만 85세 이상은 오히려 상승
빈곤율은 75~84세에서도 58.23%에서 50.34%로 7.90%포인트 낮아졌지만, 85세 이상 초고령노인에 대해서는 48.23%에서 54.31%로 오히려 6.08%포인트 상승했다.

85세 이상에서도 빈곤갭은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3.16%포인트(24.16%→21.00%)로 작았다.

보고서는 초고령노인 연령대에서 유독 빈곤율이 증가한 것은 빈곤선의 빠른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처분 소득 수준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빈곤선의 증가보다는 더뎠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노인의 소득 중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컸다.

2016년 통계를 보면 노인 소득 중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42.8%로 일본(2013년·30.5%), 미국(2019년·24.7%), 영국(2018년·10.3%), 캐나다(2017년·17.1%), 호주(2014년·17.2%)와 큰 차이가 났다.

반면 공적연금 소득은 29.7%를 차지해 일본(63.3%), 미국(64.8%), 영국(76.6%), 캐나다(71.2%), 호주(65.2%)의 절반 이하로 낮았다.

보고서는 "노동소득이 노인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노동소득의 감소 혹은 증가가 빈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노인 가운데서도 연령대별로 빈곤율과 소득수준 격차가 커지고 있는데, 베이비부머(1965∼1974년생)가 노인에 진입하면서 노인집단의 이질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에 진입해서도 노동소득의 큰 감소가 없다면 연소노인(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은 노인)의 빈곤율 감소가 전체 노인의 빈곤율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노인빈곤율 30%대로 내려왔지만 85세 이상은 오히려 상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