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 주최 체험담·백일장 공모전 27명 수상
베트남 출신 김토아씨, 중국 이주배경청소년 김신욱군 대상
"가족 그리워 매일 울기만"…18년차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살이
"고향이 그립고 가족들도 그리워서 매일 울기만 했다.

떠나기 전에 가족들한테 '내가 꼭 성공하겠다'고 했으니 눈물을 닦고 다시 일어섰다.

그때부터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어를 잘해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2006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와 경남 거창군에서 거주하는 18년차 결혼이주여성 김토아(35) 씨는 자신의 한국살이에 관해 이렇게 풀어냈다.

그는 지난해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원장 심숙영)이 주최한 '제15회 결혼이주민과 배우자의 모국어로 쓰는 한국살이 체험담' 공모전에서 에세이 '나의 모든 것'으로 대상을 받았다.

김씨는 18세에 한국살이를 시작해 겪었던 어려움과 슬픔, 딸에 대한 미안함 등 자신의 삶과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째 딸이 태어날 무렵을 떠올리면서 "한국어도 서툴고 음식도 안 맞는데 입덧까지 하니까 죽을 만큼 힘들었다.

원망스러웠다.

친구도 없고 마음이 나눌 사람이 내 옆에 아무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둘째 아들이 태어나 네 식구가 함께 살 때를 소개하면서 "딸은 저 한구석에서 엄마가 동생만 예뻐하는 모습을 다 보고 있었다.

안 그래도 내성적인 아이가 더 말이 없어졌다"며 미안함도 표현했다.

"가족 그리워 매일 울기만"…18년차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살이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2021년 국내로 들어와 중학교 과정 다문화 대안학교인 다애다문화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신욱(17) 군은 '제5회 이주배경 청소년 온라인 백일장'에서 대상을 받았다.

김군은 '다문화가정 청소년 눈에 비친 세계'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을 청소년의 시각에서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중 관계가 좋지 않은 원인은 언론의 고의적인 지도, 사람들이 일부로 전체를 평가하는 판단 때문이 아니라 국가 간의 이데올로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의 갈등 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이 세상에서는 맞는 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경청"이라며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풍부하고 성숙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수기는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과 하나금융나눔재단(이사장 김한조)이 최근 발간한 공모전 당선작 사례집에 소개됐다.

두 공모전 수상자 27명의 작품이 수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