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계기 종합계획 수립…노후한 서초 센터 대수선
서울시, 데이터센터 재난대응에 968억 투자…첨단시설 신축
서울시가 재난 발생 시 대시민 안내와 행정 업무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5년간 968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설비를 강화한다.

높은 안정성과 대규모 처리 능력을 갖춘 첨단 센터를 새로 짓고, 노후한 기존 센터는 대대적인 개선 공사를 한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데이터센터 재난대응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앞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최대 127시간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자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관련 서버가 있는 데이터센터의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시는 서초(1994년 준공)와 상암(2016년 준공)에 1곳씩 데이터센터 2곳을 운영 중이다.

이들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시 전체 정보시스템(429개)의 90%인 384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시가 지난 2개월간 전문가 자문을 진행한 결과, 시 데이터센터의 개선이 매우 시급한 상태로 나타났다.

우선 대부분인 381개 시스템의 재해복구(DR)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해로 인해 시스템이 중단됐을 때 복구에 수일이 소요되고 데이터 유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두 센터 모두 일반건물로 건축돼 실질적인 데이터센터 용도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중과 층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EMP(전자기펄스) 방호대책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통상적으로 권장되는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신뢰성 등급(티어3)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진단됐다.

서초는 티어1, 상암은 티어2에 그쳤다.

특히 서초 센터는 1994년 준공돼 시설이 노후하고, 여유 공간이 10%에 그쳐 앞으로 늘어날 정보자원을 수용할 여력이 부족한 점이 문제로 꼽혔다.

서울시, 데이터센터 재난대응에 968억 투자…첨단시설 신축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는 2027년까지 501억원을 투자해 티어3 이상의 클라우드 기반 첨단 데이터센터를 연면적 1만㎡ 이상 규모로 신축하기로 했다.

신축 부지로는 구 소방학교, 강북 수유영어마을 등 시의 유휴 부지를 검토하거나 경기북부, 강원도 등 다른 지역과 협력해 적정한 부지를 찾을 계획이다.

신축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사이 안정적 운영을 위해 노후한 서초 센터는 구조안전진단과 구조체 보수보강 등 대수선에 나선다.

2026년까지 152억원을 투입해 청사를 리모델링하고 노후 시설·장비를 교체 또는 보강할 계획이다.

주요 시스템의 재해복구 체계도 강화한다.

2027년까지 285억원을 들여 교통정보시스템(토피스·TOPIS), 스마트불편신고, 행정포털 등 시민 이용이 많은 주요 시스템부터 개선할 방침이다.

이밖에 서초 센터와 상암 센터 간 전용통신망을 구축하고, 현재 서초로 일원화된 국가기간망은 2024년까지 약 58억원을 투자해 서초-상암으로 이중화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