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윌헌팅에서 심리학 교수 숀(로빈 윌리엄스)은 어릴 적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사는 윌(맷 데이먼)에게 "네 잘못 아니야!"(It's not Your Fault!)라는 말로 위로를 반복한다.
계속된 숀의 얘기에 그토록 강해 보였던 윌은 결국 울면서 숀에게 매달리고 세상에 마음을 열게 된다.
사실 굳이 이 영화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네 탓이 아니야", "네 책임이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은 우리의 일상 대화에서 너무나 흔히 쓰는 위로의 표현이다.
어쩌면 그냥 지나가듯 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이 말 한마디에 우리는 큰 힘을 내곤 한다.
이태원 참사로 많은 사람이 트라우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사랑하는 자녀를 떠나보낸 부모뿐만 아니라 그날 현장에 있었던 사람, 뉴스와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사고를 지켜본 사람들에게까지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숀이 윌에게 거듭했던 "네 잘못이 아니야"와 같은 위로의 말이 지금 그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4일 "우리가 지나가는 듯이 하는 작은 위로에도 큰 위안을 얻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을 수 없는 아픔을 겪고 있지만, 누군가가 나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걱정하고 있고, 나 스스로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전문의는 "누군가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은 그 어떤 치료보다 힘이 된다"면서 "타인에 대한 그런 응원은 결국 나에 대한 응원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반대로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표현도 있다.
대표적인 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만 잊어버려. 산 사람은 살아야지" 등이다.
이런 말은 지지와 공감이 결여돼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염지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면 빨리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대처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누군가를 상실했다면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과 상실의 슬픔을 나누고 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작정 외면하고 회피하거나 그냥 덮어버리기보다는 사건에 잘 대처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도와주는 게 좋다는 의미다.
만약 혼자서 힘들다면 전문가나 국가트라우마센터 등을 찾아 직접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는 외상으로 인한 아픔을 숨기거나 피하지 않는 것이고, 가족과 주변인은 고통받는 이에게 지지와 공감을 보내는 것이다.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환자 치료 경험으로 볼 때 트라우마 증상이 있더라도 가족과 친구들의 정서적인 지지를 받으면 대부분은 수주나 수개월 이내에 회복이 된다"면서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하고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아닌지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천 공장에서 70대 노동자가 크레인에서 떨어진 철제물에 깔려 숨졌다. 27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 23분께 인천시 서구의 플라스틱 원료 제조공장에서 크레인에 걸린 철제물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70대 A씨가 가슴 등을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크레인에 연결된 길이 5.3m, 무게 2.5t짜리 철제물이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쏠린 것으로 파악됐다. 일용직 화물차 기사인 A씨는 현장에서 철제물 하차 작업을 지켜보다가 미처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경찰은 크레인 안전고리가 느슨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량물 취급에 따른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수사할 것"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에게 차별적인 언어를 삼가고 존중합시다.”선플재단(이사장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이 27일 ‘다문화가족·재한 외국인 존중’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날 국회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주한 외국대사와 부대사 등 41개국 외교 사절과 국회선플위원회(공동위원장 김태호 윤관석 이채익 홍익표)가 참석했다.민병철 이사장은 “우리가 먼저 한국에 있는 다문화가족과 외국인을 존중하면 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도 그 나라에서 존중받게 될 것”이라며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름다움의 시작”이라고 캠페인 취지를 소개했다. 선플재단은 오는 12월까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범국민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선플 공모전 수상작을 활용해 릴레이 실천 캠페인을 하고, 선플 연예인과 유명인이 동참할 수 있도록 캠페인 범위를 넓히는 이벤트를 여는 방안 등도 계획하고 있다. 김태호 위원장은 “다문화가족과 국내 거주 외국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고 모든 국민을 배려하는 건강한 사회임을 보여달라”고 말했다.민 이사장이 2007년 대학생들과 함께 한국 최초로 시작한 선플 운동에는 현재 83만 명 누리꾼, 여야 국회의원 299명 전원이 참여 중이다.공태윤 기자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에는 졸음운전 교통사고가 하루에 7건 가까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7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3∼5월에 발생한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총 1천833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6.6건꼴로 발생하는 셈이다.졸음운전 교통사고는 치사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이 100건당 1.4명인 데 비해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100건당 2.6명으로 거의 2배 수준이다. 특히 통행 속도가 빠른 고속도로와 일반국도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치사율이 각각 100건당 6.3명과 6.1명까지 올랐다.졸음운전 교통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시간대는 운전자 연령대별로 달랐다.20대 이하는 오전 4∼8시(28.1%), 30∼40대는 밤 10시∼오전 2시(28.1%), 50대 이상은 오후 2∼6시(28.8%)에 졸음운전 교통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공단 측은 운전자가 3초간 졸음운전 할 경우 시속 60㎞로 달리는 차량은 약 50m, 시속 100㎞는 약 83m를 운전자 없이 질주하는 것과 같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그러면서 "차량 내부 공기가 정체되면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졸음과 무기력증이 올 수 있다"며 "30∼40분에 한 번씩 환기하고 2시간마다 졸음쉼터나 휴게소 등 안전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