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타이베이 대표가 수석대표…대만과 '정부간 협의' 모양새 피해가
'칩4' 첫 예비회의 개최…'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 명명
한국, 미국, 일본, 대만 4자 간의 반도체 공급망 관련 협의체(이른바 '칩 4') 예비 회의가 28일 오전 처음으로 개최됐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자는 화상회의 형식으로 이른바 '미-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의 첫 예비회의를 열었다.

외교부는 미국재대만협회(AIT) 주관으로 이날 '미-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 예비회의가 개최됐다며 "미국, 일본, 한국 및 대만에서 회의에 참석 및 참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회의는 한국 측에서 주타이베이 한국대표가 수석대표로 참석하고 미국, 일본 측도 대만 주재 인사가 수석대표로 참석해 눈길을 끈다.

미국재대만협회는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의 기관이다.

한국 외교부와 산업부에서는 국장급 인사가 참관 형식으로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독특한 형태를 취한 것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른 기술적 고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만과 나머지 국가들이 '정부 대 정부' 간 협의를 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칩 4'의 성격을 작업반(working group)으로 규정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칩 4'를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동맹 성격으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공급망 회복력을 유지하기 위한 비교적 실용적 협의체로서 의미를 참가자들이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첫 회의에서는 작업반 준비 상황과 차기 회의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차기 회의 일정은 작업반에서 어떤 내용을 실질적으로 다룰지 등을 봐 가면서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칩 4' 본회의 참석 여부는 예비회의에 참여하면서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을 견지해 왔다.

다만 예비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이상 본회의에도 자연스럽게 참석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