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때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을 지낸 조성준 전 의원이 20일 오전 8시30분께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유족은 부인 김태현 씨와의 사이에 3녀(조소담·조은영·조라정씨)와 사위 최용훈 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발인은 22일.
조성준 엑스골프(XGOLF) 대표는 골프업계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불린다. 어떤 이는 ‘미꾸라지가 사는 웅덩이에 뛰어든 메기’로 대한다. 잔잔하게 흐르는 골프업계에 끊임없이 돌을 던져서다.그가 시작한 골프장 예약사이트인 XGOLF는 이제 아마추어 골퍼들의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깔리는 앱이 됐다. 400여 개 기업이 가입한 기업 전용 골프 예약서비스 ‘신(新)멤버스’는 재예약률이 90%에 달한다. 회원권이 없어 골프장 부킹에 애를 먹는 기업의 고민을 해결해준 덕분이다. 이제는 널리 퍼진 여름철 ‘반바지 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그다.이런 조 대표가 요즘 골프 연습장 프랜차이즈 사업에 꽂혀 있다. 2016년부터 서울 장한평에서 XGOLF 골프 연습장을 운영해온 그는 지난해 강서구 ‘쇼골프타운’ 김포공항점을 차리며 본격적으로 연습장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이달 중순 2호점을 여의도에 열고,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들어간다. 9일 만난 조 대표는 “올해 10개, 내년에 50개 이상의 쇼골프 연습장을 여는 게 목표”라고 했다.조 대표는 쇼골프타운이 골프를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과 ‘명랑 골퍼’를 모두 만족시키는 곳이라고 자신한다. 가족 단위 내장객을 위한 ‘패밀리 타석’을 마련한 게 대표적인 예다. 새로 차리는 여의도점에는 많은 타석에 론치 모니터를 설치해 각종 스윙 데이터를 앱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조 대표는 “골프존 GDR, QED 등 기존 연습장 브랜드들은 마치 ‘골프 아카데미’처럼 강습이 중심”이라며 “쇼골프타운은 이와 달리 자녀를 데리고 함께 연습해도 될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로 꾸몄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물론 타수를 줄이고 싶은 진지한 골퍼라면 그에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어린이부터 70대 노인까지 모두가 놀 수 있는 놀이터인 셈”이라고 덧붙였다.2017년 YG플러스에 XGOLF 지분을 매각한 조 대표는 최근 지분을 되샀다. 그는 XGOLF를 주축으로 일본에 5~10개, 하와이에 1~3개의 골프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해외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골프와 관광을 즐기려는 수요가 많은 걸 감안해 해외 골프장 인수를 검토하는 것”이라며 “현재 계획한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3년 뒤엔 XGOLF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맥도날드처럼 가격이 오를 만한 곳에 부동산을 사고 그곳에 매장을 여는 프로퍼티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조 대표는 “맥도날드처럼 쇼골프타운이 입점한 빌딩의 몸값이 높아지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그러려면 먼저 쇼골프타운을 많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아프리카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기관총을 들고 일할 때는 골프 사업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죠.”조성준 엑스골프(XGOLF) 대표(50·사진)는 국내 골프업계에서 ‘이단아’로 불렸다. 예약 하나에 웃돈 수십만원을 얹어줘야 했던 2003년, 성공 가능성이 낮아보였던 온라인 골프 예약 사이트를 창업한 데다 그의 특이한 경력까지 합쳐지면서 이런 별명이 따라붙었다. 그는 세계적 보석회사 최고경영자(CEO)를 꿈꾸던 벨기에 다이아몬드 회사 보안요원 출신. 내전이 한창이던 자이르에서 그는 언제든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하고 다이아몬드 거래 대금을 관리해야 했다. 엑스골프를 국내 최대 온라인 부킹 업체로 키워낸 지금, 그는 ‘부킹왕’이란 말을 더 많이 듣는다.조 대표는 “골프 시장의 변화를 잘 읽어내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늘 절실함으로 살았다”고 말했다.뻣뻣한 골프장들의 문전박대에도 결국은 손님을 보유한 예약 플랫폼이 업계를 장악할 것이라는 그의 판단은 옳았다. 창업 당시 6개에 불과하던 제휴 골프장은 올해 300여 개로 늘어났다. 가격대별, 지역별, 시간대별, 긴급할인 티타임 등 골퍼들이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웃돈 없이 예약할 수 있다는 게 강점. 회사는 지난해 매출 115억원에 영업이익 30억원을 올렸다. 네이버 카카오 골프존 등 빅 플레이어들이 잇따라 뛰어들었지만 회사의 입지는 아직껏 변함이 없다.조 대표는 고교를 졸업한 뒤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대학 문턱도 못 가본 채 육군 21사단 수색대에 입대했다. 그는 “군대 제대 후 돈을 벌러 간 아프리카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게 골프와의 첫 인연”이라며 “돈을 벌어 미국 새크라멘토로 넘어가 공부할 때 당시 현지에서 인기를 끌던 골프 예약 사이트를 한국에 도입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예약 사이트의 성공 뒤에도 그는 골프연습장을 수탁 운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웠다. 조 대표는 “기존 시장에 없던 서비스를 내놓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멤버십만 가입하면 수십 개의 명문 골프장을 회원처럼 사용할 수 있는 ‘신멤버스’가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지난해 출시한 신멤버스는 예치금을 적립하면 1년간 4인 무기명으로 골프장 예약부터 그린피, 카트비, 식음료비 등을 엑스골프가 정산하는 방식이다. 법인회원권을 갖고 있지 않아도 300여 개 골프장을 주중·주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기본 가입비가 2000만원에 달하지만 출시 1년 만에 250여 개 기업이 가입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조 대표는 40~50대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골프 시장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들이 은퇴하면 한국보다는 비용이 덜 드는 동남아시아 등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골퍼가 많아질 것”이라며 “베트남 태국 등의 골프장과 ‘숙박+골프’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해외 골퍼 전용 회원권 개설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여행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골프 예약을 넘어 해외여행은 물론 국외 회원권 매매까지 하나의 앱으로 해결하는 토털 골프 라이프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1970년대 ‘제1차 치산녹화 계획’에 따라 대대적인 나무 심기 정책을 추진한 손수익 전 산림청장이 지난 1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유족은 부인 신난희 씨와의 사이에 3남(손두성·손두석·손두진씨)과 며느리 최경아·홍주현·하은경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6시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