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0일' 수사 시작…7일 현판식 열어 출범 공식화
유족 "딸, 부실 수사에 절망하며 죽어가…진실 밝혀달라"
'故 이예람 특검' 본격 가동…'부실 수사·2차 가해' 규명 관건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55·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이 5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5월 21일 이 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81일 만이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안 특검과 유병두(59·26기), 이태승(55·26기), 손영은(47·31기) 특검보 등은 휴일인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해 특검 업무를 개시했다.

손찬오(50·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장이 수사팀장을 맡는 등 파견 검사 10명도 특검팀에 합류했다.

특검팀은 우선 국방부·국가인권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사건 초동 수사기록 등 관련 자료 5만여 쪽을 검토하고 있다.

자료 검토를 마친 뒤 관련자들을 소환해 본격적인 진상 규명에 착수할 전망이다.

역대 14번째인 이번 특검의 성패는 부실한 초동수사에 연루됐음에도 불기소 처분을 받은 군사경찰·군검찰 관계자들의 기소 여부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총 25명을 형사입건해 15명을 기소했지만 초동수사를 맡았던 20비행단 군사경찰과 군검사 및 군검찰을 지휘·감독하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등 지휘부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해 논란을 불렀다.

이 중사가 상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음에도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거센 만큼, 특검팀은 초동수사에 연루된 군사경찰과 군검찰, 공군 법무실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건처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故 이예람 특검' 본격 가동…'부실 수사·2차 가해' 규명 관건
이 중사가 겪은 2차 가해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도 특검팀의 과제다.

이 중사는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뒤 15비행단으로 부대를 옮겼으나, 해당 부대에서도 질책성 지도와 가혹행위 등을 겪다 전속 사흘 만에 목숨을 끊었다.

이 과정에 연루된 부대 관계자들 역시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다.

이 중사 사건을 직권조사한 인권위는 그러나 "이 중사 국선변호인과 그의 동기 법무관들이 가입한 사회관계망(SNS)에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유하며 대화를 나눈 부분 등이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예람 특검법'도 "2차 피해 유발 등 불법행위"를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특검팀은 이 중사 사망 전후로 벌어진 2차 가해 정황을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사 아버지 이주완씨는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공군의 부실한 초동수사 때문에 예람이는 피해를 보고 81일이 지나도록 절망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 죽어갔다"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부모가 지켜보는 앞에서 무엇이 예람이를 죽게 했는지, 그 진실이 무엇인지 특검이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끝날 때까지 오직 예람이만 생각하겠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뭐든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사를 시작한 특검은 70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8월 초까지 수사를 끝내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대통령 승인을 받아 30일간 더 수사할 수 있다.

특검팀은 7일 오전 미근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어 특검 출범을 공식화하고 수사방향 등을 밝힐 예정이다.

'故 이예람 특검' 본격 가동…'부실 수사·2차 가해' 규명 관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