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시대 능동대처"…1차장 외교통일·2차장 국방으로 안보실 교차 개편
장제원 "4강 외교 정상화 의무"…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2차장 산하로 재편
산하에 경제안보비서관·NSC 처장 겸임…김태효, 실세차장 될듯
윤석열 정부가 기존 국방 관련 인사가 맡던 국가안보실 1차장을 외교안보 전문가에게 맡기고 경제안보비서관을 신설하는 등 안보실 편제를 대폭 개편했다.

안보실 1차장에 내정된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하며 대외정책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실세 차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직제를 바꿔 외교안보 전문가가 1차장을 맡고, 그 1차장이 NSC 사무처장을 맡아서 포괄안보적 관점에서 안보 문제를 다뤄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은 문재인 정부 1·2차장의 역할 분담을 사실상 서로 바꾸고 경제안보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 청와대에서도 안보실 1차장이 NSC 사무처장을 겸하지만 외교가 아닌 군사안보 쪽 인사가 1차장을 맡아 왔다.

현재의 서주석 안보실 1차장은 국방부 차관 출신이며 김형진 2차장은 외교관 출신이다.

반면 김태효 신임 1차장 내정자는 국제정치학자, 신인호 2차장 내정자는 군 출신 인사다.

1차장이 급변하는 국제질서를 포괄적으로 조망하며 외교안보전략 전반을 짜기 위함으로 보인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보·국방이 외교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대한민국 외교가 어려워져있고 특히 4강 외교를 정상화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나"고 이같은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1·2차장 산하 비서관 편제도 서로 바뀌는 모양새다.

'6비서관·1센터장' 자체는 유지되지만 구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1차장 밑에 안보·국방전략비서관, 신기술·사이버안보비서관, 정보융합 비서관이, 2차장 산하에는 외교정책비서관·통일정책비서관·평화기획비서관이 배치됐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안보실은 1차장 산하에 안보전략비서관(NSC 사무차장), 외교비서관, 통일비서관, 경제안보비서관이, 2차장 산하에는 국방비서관, 사이버안보비서관이 배치된다.

산하에 경제안보비서관·NSC 처장 겸임…김태효, 실세차장 될듯
기존 국가안보실장 직속이었던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2차장 산하로 재편된다.

사라지는 정보융합비서관 기능은 위기관리센터장 산하에 신설될 정보융합팀과 안보전략비서관실로 분산 배치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평화체제 구축 등을 담당했던 평화기획비서관 업무는 1차장 산하 안보전략비서관 등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와 안보가 분리되기 어려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안보비서관을 1차장 산하에 새로 만들었다.

경제안보비서관에는 인수위 경제2분과 위원인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성한 안보실장 내정자는 "우리는 이제 포괄안보 시대에 살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주로 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에너지, 첨단기술의 보존 문제, 글로벌 공급망 등 새로운 이슈들이 우리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안보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직제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경제안보 비서관 신설에 대해 "(경제와 안보 간) 구분선이 모호해지고 있는 경제안보시대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익의 관점에서 공급망을 어떻게 안정화시킬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초격차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지 등의 관점에서 복합적, 포괄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전통적 대외관계·남북관계에 경제안보까지 다루게 될 김태효 1차장 내정자에게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 맡겨지는 것이다.

이명박(MB) 정부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으로 외교안보정책을 주도했던 김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에서도 외교안보 실세로 사실상 귀환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으로 경제안보TF(태스크포스)·국방혁신4.0민관합동위원회·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등 3개 민관합동위원회가 신설된다.

김태효 내정자는 "(이를 통해) 원로전문가, 청년 전문가들, 기존 관료들이 다함께 생각을 합치고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한 내정자는 향후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무조건 우리가 따라가는 관계라기보다는 동등한 대상으로 비핵화를 통한 평화 번영 추구라는 원칙 하에서 남북관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원칙있는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하에 경제안보비서관·NSC 처장 겸임…김태효, 실세차장 될듯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