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화 연출 "파란만장한 인생이었지만 힘들게 그리고 싶지 않았다"

'고통의 여왕'이라 불리는 유명 멕시코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삶이 창작 뮤지컬 '프리다'로 재탄생됐다.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와 온몸이 부서지는 교통사고를 겪은 뒤 평생 후유증에 시달린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켜 '프리다와 디에고 리베라', '두 명의 프리다', '인생이여 만세' 등의 유명 작품을 남겼다.

작품은 의사를 꿈꾸던 17세 소녀가 불행한 교통사고를 겪은 뒤 화가가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극 중 쇼 '더 라스트 나이트 쇼'(The Last Night Show)라는 액자 형식의 쇼를 통해 되짚는다.

칼로는 포기를 종용하는 죽음의 유혹을 뿌리치고 침대에서 일어나 삶의 의지를 다잡고 붓을 집어 든다.

부러진 척추를 세우기 위한 딱딱한 코르셋을 두고는 자신의 '갑옷'이라고 선언한다.

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추정화 연출은 "작은 극장에서 프리다 칼로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그렸음에도 힘들게 그리고 싶지는 않았다"라며 "(사실적으로 그리자면) 휠체어나 의족 없이 마지막 장면을 그릴 수 없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켜 묘사했다"고 말했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고통스러운 프리다 칼로를 이야기하지만 음악이 신파스럽게 흐르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강렬한 음악을 넣고 음역 폭을 넓게 사용해서 프리다 칼로가 고통을 이겨내는 모습을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짚었다.

베테랑 배우 최정원과 김소향은 타이틀롤 프리다 칼로를 맡아 무대에 오른다.

최정원은 "프리다 칼로는 실존 인물이라 캐릭터 분석 과정에서 고민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다"며 "그녀에게는 사랑이라는 게 엄청 컸던 것 같다.

실제로 디에고 리베라를 자신보다 사랑한 여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인생을 살지'라는 생각으로 연민과 동정으로 (연기를) 시작했는데, 점차 칼로를 알게 되면서 무대에서 그녀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프리다 칼로로 사는 지금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소향은 "프리다 칼로의 고통은 일반인이 느낄 수 없을 정도의 것이었지만, 그녀는 늘 유쾌하게 풀려고 노력했다"며 "우리네 인생은 고통 속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무대가) 인생을 축제로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로 만나는 프리다 칼로…"고통스러운 삶을 예술로 승화"
가수 겸 배우 리사와 배우 전수미는 '더 라스트 나이트 쇼'의 진행자 레플레하로 분한다.

레플레하는 '더 라스트 나이트 쇼'에서 칼로의 연인인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하는 인물이다.

전수미는 "매 순간 프리다 칼로를 많이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며 "순간순간 감정이입이 돼 울고 있을 때도 많았다"고 되돌아봤다.

배우 최서연·허혜진과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2'에 출연한 황우림은 '더 라스트 나이트 쇼' 진행자 메모리아로 분한다.

황우림은 "('내일은 미스트롯 2'로) 1년 동안 경연을 하면서 방송과 유튜브 카메라 앞에서만 서다가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오니 너무 실감이 나고 떨리고 설렌다"며 "굉장히 재미있고 즐거울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달 1일 개막한 공연은 오는 5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이어진다.

7만∼8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