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연장이 현재 소비 줄이고 저축 늘리는 효과 때문
한은 "소비흐름 약화 막기위해 고령화 외 둔화요인 유의해야"

인구 고령화가 2035년까지 가계소비를 해마다 0.7%씩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현재 소비를 줄이고 미래를 위해 저축을 늘리는 경향이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경제주체 생애주기 소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의 영향으로 2020∼2035년 가계 평균 소비가 연평균 약 0.7%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통계청 인구·사망확률 추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고령화가 가계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두 가지다.

우선 기대수명 연장으로 사람들이 노년 생활을 대비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게 된다.

현재 소비를 미래소비로 대체한다는 뜻의 '기간간 대체' 효과로, 보고서에서는 '미시적 경로'로 표현됐다.

"고령화로 2035년까지 가계소비 연 0.7%씩 감소할 것"
한은 분석 모형에 따르면 1995년 이후 기대수명 증가로 생애주기 가운데 50세 이후 소비가 크게 줄었는데, 특히 은퇴를 앞둔 50세부터 기간간 대체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경로는 '인구분포 변화'인데, 고령화 진전에 따라 연령별 인구구조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전체 가계 소비 규모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정동재 한은 통화신용연구팀 과장은 보고서에서 "앞으로 미시적 경로는 소비를 줄이는 요인으로, 인구분포 변화 경로는 소비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며 "다만 미시적 경로에 따른 소비 감소 효과가 인구분포 경로에 따른 소비 증가 효과보다 커 고령화 진전이 소비를 둔화시킬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령화는 이미 1995∼2016년 가계소비를 연평균 약 0.9%씩(누적기준 18%) 줄인 것으로 추정됐다.

경로별로는 2000년대 중반까지 인구분포 변화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지만, 이후 가계 소비선택 변화(미시적 경로) 영향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베이비부머 세대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점차 생애주기 소비의 정점인 은퇴 연령대(50대 이후)에 이르면서 인구 분포의 소비 감소 영향을 상쇄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과장은 "향후 고령화가 장기간 가계소비 감소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민간소비 흐름이 약해지지 않도록 고령화 이외 요인에 따른 소비의 추가 둔화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화로 2035년까지 가계소비 연 0.7%씩 감소할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