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콘크리트속에 있는데"…설날 서로 의지하는 실종자 가족들
"명절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22일이나 추운 콘크리트 안에 계시게 한 게 가슴 찢어질 따름이죠."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22일째이자 설 명절인 1일 피해자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구조·수색 상황을 먼발치에서 지켜봤다.

평소라면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냈겠지만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조차 피해자 가족들에겐 고통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손수 만들어 가져다 준 떡국 한 그릇이 이들에겐 유일한 명절 음식이었다.

피해자들이 평소 각지의 건설 현장으로 출장을 다녔기에 따뜻한 밥 한끼 함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은 한 가족은 "집에 가족들이 모였다.

형님만 오시면 다 모이는 건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층 건물 사이로 불어오는 칼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이날 가족들이 머무는 천막 앞은 인적이 끊겼다.

가족들은 한겨울 천막생활에 몸이 굳고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지만 묵묵히 구조 소식을 기다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듯했다.

어머니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괜찮으니 어디 가서 밥이라도 먹고 오라"며 다독이고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소형 난로를 양보하면서 또 하루를 버텨나갔다.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수습돼 타지에서 장례를 치른 피해자 가족 역시 마음을 함께 한다는 뜻을 전해오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구조·수색을 이어가는 구조대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장에 투입된 대원들은 통상 2교대로 5일 연휴 중 3일가량 근무하고 있다.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 안모(45)씨는 "마음 같아선 구조하시는 분들에게 집에 다녀오라고 하고 싶다"며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추운 콘크리트속에 있는데"…설날 서로 의지하는 실종자 가족들
이러한 마음을 담아 가족들은 전날 밤 구입한 피로해소제를 소방당국에 전달하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을 지원하는 서구 관계자는 "신속한 사고 수습과 실종자 구조를 바라는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구조당국이 최선을 다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