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본심사…"예산안 심사 흔들기 시도에 깊은 우려"
"민간위탁사업은 재검토"…코로나 손실보상 2조∼3조원 추가 배정해야 요구
서울시의회 "전시성 예산 삭감…코로나 손실보상은 추가해야"(종합2보)
서울시의회가 6일 오세훈 시장의 일회·전시성 사업 예산은 삭감하고 서울시가 전액 삭감한 민간위탁사업 예산은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는 이날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안 본심사에 앞서 논평을 내고 "자영업·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청년취업, 위기가구 보호, 서민 주거 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에 충분한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일회성·전시성 사업예산은 단호하게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정리 대상으로 ▲ 검증되지 않은 시장의 공약 및 신규 사업 ▲ 사전절차 미이행 및 위반 사업 ▲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은 예산 등을 꼽았다.

예결특위는 반면 "민생과 직결된 사업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무리하게 감액·삭감된 사업은 재고를 요청할 것"이라며 "전액 삭감된 15개 민간위탁사업과 48개 민간경상보조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전시성 예산 삭감…코로나 손실보상은 추가해야"(종합2보)
아울러 "일부 언론과 '오핵관'(오세훈 시장 핵심 관계자)을 앞세운 예산안 심사 흔들기와 의회 무력화 시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서울시가 제출한 44조원의 내년도 예산은 '오세훈 예산'이 아닌 '서울시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각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오 시장의 공약 사업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 안심소득, 서울형 헬스케어, 청년대중교통비 지원, 지천 르네상스 사업 관련 예산 등이 전액 삭감됐다.

반면 시가 대폭 삭감했던 TBS(교통방송) 출연금과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등 민간위탁 사업 관련 예산은 올해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날 본심사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통상 부시장들은 예결위 질의에 나서지 않았던 관례에 따라 부시장 3명 전원이 잇따라 이석(離席·자리에서 떠남) 요청을 하자 예결위원들은 "오후 6시 이후라도 부시장들이 출석 가능한 시간에 회의를 열도록 하겠다"며 맞섰다.

이후 30분간 정회를 거쳐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에 한해 이석을 인정하기로 하면서 회의는 속개됐다.

시의회는 예산안 사전 검토 결과 영테크와 청년대중교통비 지원을 비롯한 미래청년기획단 예산을 관련 조례 개정안의 심사 보류와 복지부 협의 미완료 등을 이유로 부적정한 편성 사례로 꼽았다.

오 시장의 공약 사업인 안심소득과 서울형 헬스케어도 조정이 필요한 예산으로 들었다.

아울러 예결특위는 내년 예산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코로나19 손실보상안이 미흡하다며 추가 예산 배정을 요청했다.

김호평 위원장은 "2조∼3조원 정도는 코로나19 손실보상이나 서울의료원 강남부지에 모듈형 병상을 만드는 등 '위드코로나'로 넘어가는 과정에 필요한 정책 예산으로 적극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김의승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이 "손실보상은 관련 법령상 주체가 정부로 돼 있어 시가 보상을 할 근거가 없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서울시 감염병 예방 조례에 근거가 명문화돼 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