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변호사회, 17개소 실태조사…접견실 불가청거리 확보 필요
부산 일선경찰서 수감시설 점검해보니…수사관 코앞에 접견실이
부산지역 일선 경찰서의 변호인 접견실과 유치시설 운영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경찰서의 경우 담당 수사관이 직접 들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변호인 접견실이 위치하는가 하면 접견실 폐쇄회로(CC)TV 운영도 제각각이어서 통일된 운영지침이 요구된다.

30일 부산변호사회에 따르면 소속 인권위원회는 지난 5월 10∼28일까지 부산경찰청 및 산하 경찰서(해양경찰서 포함) 총 17개소에 설치된 유치장과 변호인 접견실을 실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유치장의 경우 7개소에 유치장이 설치돼 있고 나머지 경찰서 등은 유치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권역별로 나눠 인근 경찰서 유치장을 사용했다.

변호인 접견실은 조사 대상 모두에서 설치해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독립적인 변호인 접견실에 있는 곳은 10개소에 그쳤다.

사하, 기장경찰서는 진술 녹화실을 변호인 접견실로 겸해 사용했다.

해운대경찰서는 유치인 신체검사실과 변호인 접견실을 함께 사용했다.

문제는 일부 경찰서의 경우 접견실 방음이 이뤄지지 않고 심지어 담당수사관 코앞에 접견실이 위치해 변호인과 피의자 및 피고인 간 대화를 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제경찰서의 경우 변호인 접견실 밖 바로 앞에 담당 수사관의 책상이 있고, 가청거리 내에 담당 수사관이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인 접견실의 방음시설을 갖춘 곳도 있으나, 상당수는 방음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인 위치와 수사관 위치가 직선거리로 최대 7∼8m에 불과해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곳도 있었다.

접견실 CCTV 운영도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서경찰서와 연제경찰서에는 변호인 접견실 담당수사관, 통합당직실, 유치관리팀에서 CCTV로 변호인 접견 상황을 모니터로 관찰했다.

사상경찰서는 상황실, 수사과장실, 유치관리팀뿐 아니라 경찰서장실에서도 CCTV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회는 접견실 CCTV가 녹음 가능한 장치인지 등을 부산경찰청에 질의한 결과 '녹음기능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변호인 접견은 모든 경찰서에서 일과시간, 일과 외 시간, 야간, 휴일에도 제한 없이 허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의자 계구 해제와 관련해서는 변호인 요청이 없는 경우에도 계구를 해제한 상태에서 접견이 가능한 경찰서도 있고, 변호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계구를 해제하는 경찰서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변호사회는 "앞으로도 수감자 인권 및 변호인 조력권을 보호하고 이를 신장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수사기관 또한 변호인 조력권의 실질적 보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