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대학마다 수시이월이 발생한다.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해 선발하는 인원이다. 현재 발표된 정시 선발계획은 수시이월을 포함하지 않은 인원이다. 올해 수시이월 규모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교육부 권고에 따라 주요 대학 중심으로 정시 최초 선발 비중 자체가 40%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여기에 수시이월이 추가되면 올해 정시 최종 비중은 최대 40%대 후반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정시 지원전략에서 수시이월은 중요한 고려 요소다. 지난해 수시이월 규모에 대해 분석해본다.

지난해 SKY 수시이월 3.6% 발생…올해 연대 정시 40%대 후반에 이를 수도

올해 주요 21개 대학의 정시모집 최초 선발계획은 수시, 정시요강 기준으로 평균 38.5%(2만4028명)에 달한다. 여기에 수시이월이 더해져 최종 정시 선발 규모가 결정된다. 현재의 대학 입시는 수시이월이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수시는 6회 지원할 수 있는데, 중복 합격에 따른 등록 포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각 대학에선 결원이 발생한다. 수시로 뽑지 못한 결원을 정시로 이월하는 것이다.

올해 각 대학의 수시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선발 인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시 원서 접수 직전 각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추세를 통해 올해 최종 정시 규모를 유추해볼 수 있다. 올해 정시 원서 접수는 12월 30일(목)~내년 1월 3일(월) 이뤄진다.
[2022학년도 대입 전략] 주요대 자연계, 의약학계열 중복합격으로 수시이월 늘어날 듯
종로학원이 지난해 주요 21개 대학의 수시이월을 분석해본 결과, 올해 최종 정시 선발 규모는 대학별로 최대 40%대 후반에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SKY의 지난해 수시이월 규모는 평균 3.6%로 나타났다. 이 중 연세대가 5.6%로 가장 높다. 이를 적용해 금년 연세대의 최종 정시 규모를 추정해보면 49.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시이월은 학과별로 살펴보면 더 도드라진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는 수시이월이 50.0% 발생해 정시 최종 비중은 92.9%까지 상승했다. 연세대 교육학부는 수시이월이 24.1% 발생하면서 정시 최종 비중은 63.0%까지 올라갔다. 서울대 자연계열의 경우 지구과학교육과와 화학교육과에서 수시이월이 23.8% 발생하면서 두 학과의 정시 최종 비중은 61.9%까지 상승했다.

올해 약대 돌풍, 자연계 수시이월 증가로 정시 최종 비중 상승 가능성

계열별로 살펴보면, 정원 내 기준으로 지난해 서울대 인문계열 전체 학과에서 수시이월이 단 3명(0.3%)에 불과했지만 자연계열은 38명(2.2%)을 기록했다. 연세대 인문계열은 91명(5.4%), 자연계열은 99명(6.9%)으로 나타났고, 고려대는 인문·자연 각각 33명(1.7%), 106명(5.8%)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자연계 학과의 수시이월이 많은데, 이는 의치한의대 등 의학계열 학과에 중복 합격한 학생들의 이탈이 주요한 배경으로 추정된다.
[2022학년도 대입 전략] 주요대 자연계, 의약학계열 중복합격으로 수시이월 늘어날 듯
올해 약대의 등장으로 이 같은 의약학계열 집중에 따른 주요대 이탈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약대는 평균 44.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형별로는 성균관대 약학 논술전형이 666.4 대 1로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별로는 동국대 약대가 223.5 대 1, 고려대(세종) 206.2 대 1, 경희대 147.1 대 1, 성균관대 117.8 대 1, 중앙대 81.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약대 집중현상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대단했다. 의대 또한 전년보다 경쟁률이 상승해 36.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SKY 자연계열에 합격한 학생들이 의약학계열 중복 합격으로 상당수가 빠져나간다면 SKY의 수시이월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서울대의 수시이월 규모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서울대의 수시이월은 인문은 평균 0.3%, 자연은 평균 2.2%로 예년과 비교해 낮게 나타났다. 2019, 2020학년도 2개년도 평균 5.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대조를 이룬다. 이는 서울대 지역균형에서 수시 최저학력기준의 완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울대는 코로나19로 지역균형의 수능최저를 국수영탐(2) 중 3개 영역 각각 2등급에서 각각 3등급으로 완화했다. 또한 2021학년도 수능에서 영어의 1등급 비율이 12.7%로 매우 쉽게 출제되면서 수능최저를 충족하기 더 수월하기도 했다. 지역균형에서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인한 불합격이 크게 줄면서 수시이월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대 자연계열 목표 학생에 올해 정시는 큰 기회, 마지막까지 수능 집중해야

약대가 가져올 입시 판도의 변화는 SKY뿐 아니라 주요 21개 대학 전반에 걸칠 정도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Y의 수시이월 증가는 주요 10개 대학의 수시이월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의약학계열 중복 합격에 따른 이탈의 영향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주요 대학의 정시 최초 선발계획이 40% 수준까지 늘었고, 수시이월이 더해지면 정시선발이 더 늘어날 것은 명확하다. 지난해 세종대의 경우 수시이월 11.7%가 더해지면서 정시 최종 비중은 50.0%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요 대학을 목표하는 학생에게도 올해 정시는 최고의 기회인 셈이다. 마지막까지 수능 학습에 집중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