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대학 1학년 때부터 31년간 237회…기부활동도 지속
"헌혈은 건강한 사람의 책임" 안영봉 부산경찰청 '헌혈왕'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돈으로만 하는 게 아니죠. 저는 젊고, 건강한 피를 가지고 있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을 계속하는 것은 건강한 사람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만난 부산경찰청 수사과 안영봉(51) 수사2계장(경정)은 부산경찰의 '헌혈왕'이다.

그는 1990년 대학 1학년 때 학교에 온 헌혈차에서 동기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처음 헌혈했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31년간 꾸준하게 자신의 피를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나눠왔다.

1994년 경위로 임용, 27년째인 경찰 인생 전체가 헌혈과 함께한 셈이다.

가장 최근인 237회 헌혈은 지난 9일이었다.

안 계장은 꾸준히 헌혈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이 사람에게만 줄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소중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는 인공심장 등으로 대체가 되고, 신체도 의족 등으로 대신할 수 있지만, 수혈은 현대 과학으로도 다른 것으로 대체되지 않는다"며 "오로지 사람이 사람에게만 줄 수 있는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흡연자인 그는 헌혈을 위해 운동과 체중 조절 등 건강관리에 철저하다.

술만 가끔 마신다.

기독교 신자로서 "헌혈은 개인적으로 건강을 주신 하나님의 뜻에 맞는 신앙인의 헌신"이라는 믿음도 누구보다 강하다.

헌혈에 대한 열정은 안 계장의 두 딸에게도 전해졌다.

어릴 적부터 아빠 손을 잡고 헌혈의 집에 따라다니다 보니 고등학생 때 큰 거부감 없이 첫 헌혈에 동참했다고 한다.

수년 전 작은 딸과 나란히 누워 헌혈했던 날은 안 계장의 '헌혈 인생'에 있어서 큰 보람으로 남아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헌혈 인증샷을 보고 이어진 지인들의 헌혈 동참도 그에게는 또 다른 보람이다.

안 계장은 꾸준한 헌혈 외에도 다양한 기부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주요 기관과 단체 등 6곳에 매월 15만원을 기부한다.

안 계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수급 상황이 전국적으로 어렵다"며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 돕겠다는 생각보다 나의 작은 헌신이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선순환의 나비효과가 된다고 믿고 헌혈에 동참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