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3년간 3억3천만원 나눔…복지 사각지대 차상위계층 위주 지원
수혜자와 사진 촬영 않기 캠페인도…최근 춘천 등 다른 지역에 전파
[#나눔동행] 홍천주민 400명 봉사단체 '이웃'…선한 영향력 확산 중
"최근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더 많아졌지만, 그만큼 봉사를 결심한 이웃도 늘어나 선한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지요.

"
자생봉사단체 '이웃'에서 활동하는 한 회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멈추지 않고 활동하는 자신의 봉사단체를 이렇게 소개했다.

강원도 홍천을 중심으로 춘천 등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400명으로 구성된 비영리법인 자생봉사단체 이웃의 활동이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이웃은 2018년 24명의 발기인이 복지 사각지대와 사회적 약자를 돕겠다며 의기투합해 출범했다.

박학천(홍천아산병원 내과 과장) 이사장은 "봉사를 하면서 형식적인 활동을 넘어 위기에 놓인 다수의 복지 사각지대 차상위계층 위주로 도움을 주고 싶어 뜻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나눔동행] 홍천주민 400명 봉사단체 '이웃'…선한 영향력 확산 중
이들은 처음 연탄은행과 한부모가족센터 역할로 출발했다가 예상보다 많은 이웃이 큰 어려움에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같은 너나없는 이웃에 대한 관심은 3년 만에 400여 명이 함께하는 지역 최대 봉사단체로 성장하는 등 이들의 선한 영향력은 막강해졌다.

시작한 지 3년 6개월간의 활동이지만, 그동안 3천200여 가구에 3억3천500여만 원 나눔을 실천했다.

연탄배달은 물론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틈새를 찾고 차상위 계층의 온전한 자립을 돕겠다며 한 부모·조손가정 자녀 장학금 지원, 소외계층 생필품 전달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연탄은 3년간 450가구에 10만6천여 장(8천여만 원 상당)을 전달했다.

특히 연탄배달은 한겨울에만 활동하는 것이 아닌 사시사철 이뤄진다.

[#나눔동행] 홍천주민 400명 봉사단체 '이웃'…선한 영향력 확산 중
농촌 마을 노후한 가옥의 습기를 조절하려면 난방을 해야 하는 데다 한여름에도 뜨끈한 구들장 온기가 필요한 어르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필요에 따라 난방유도 1천670여만 원 상당을 지원했다.

또 한 부모·조손가정 중고생 자녀에게 매달 10만 원씩 모두 108명에게 장학금(6천820만 원)을 지원했다.

홍천읍에서 혼자 4명의 자녀를 양육하는 50대 여성 김모 씨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교 졸업까지 매달 10만 원씩 지원해준 이웃의 도움이 너무 컸다"며 "도움을 받은 만큼 자녀들을 이웃 회원들처럼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회구성원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올해 장학금으로 책정한 1천220만 원에 이달 1천300만 원을 추가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혜 학생에 대한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멘토와 함께 학생 가구에 틈틈이 간식거리를 전달하는 온정도 잊지 않고 있다.

이웃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정회원은 매달 5만 원의 회비를 내고, 이 같은 금액이 부담스러운 회원은 재능기부를 통해 힘을 보태고 있다.

[#나눔동행] 홍천주민 400명 봉사단체 '이웃'…선한 영향력 확산 중
재능기부 회원의 봉사로 그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13가구의 노후한 집을 수리했다.

물이 새는 가옥 지붕 개량, 보일러 설비 신설, 구식 화장실 개선, 새시와 도배·장판 교체 등으로 실질적인 맞춤형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상범 이웃 운영위원장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화촌면 한 할머니 집의 경우 비가 새지만 지붕에 천막을 씌워 산다는 것을 전해 듣고 십시일반 힘을 보태 집수리를 한 봉사활동은 회비 이상의 값진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한 물품 지원은 물론 미용과 장수 사진 등 각자 생업을 하다 잠시 시간을 내 찾아가 돕는 '진짜 이웃'을 자처하는 회원도 늘고 있다.

[#나눔동행] 홍천주민 400명 봉사단체 '이웃'…선한 영향력 확산 중
이밖에 2019년에는 필리핀 이주노동자, 올해는 태국 이주노동자의 수술을 돕는 등 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웃은 수혜자와 함께 사진을 촬영하지 않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도움을 받는 한 부모나 조손가정 등 민감한 청소년기의 수혜자가 상처받거나 부담을 가질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나눔동행] 홍천주민 400명 봉사단체 '이웃'…선한 영향력 확산 중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실천에 집중하자는 이웃의 설립 목적도 배어있다.

최근에는 이웃의 선한 영향력이 인접한 춘천으로 번지고 있다.

이달 들어 춘천에 제2의 봉사단체 이웃을 만들어 연탄 배달을 하기로 했다.

400여 명 가운데 50여 명에 달하는 춘천지역 회원의 활동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강원지역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이다.

박 이사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 자체가 기부문화를 활성화하는 기본으로, 우리 '이웃'은 아직 봉사 시스템이 미약한 부분이 있다"며 "모든 사람이 봉사하고 싶은 마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봉사 틀'을 만들어 실천하고, 확산시키는 단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눔동행] 홍천주민 400명 봉사단체 '이웃'…선한 영향력 확산 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