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사장 뒤에서 인감도장 '쾅쾅'…38억 빼돌린 60대 징역형
자신의 업체에 소위 '바지사장'을 앉혀놓고 회삿돈을 수십억원 빼돌려 쓴 60대 남성이 1심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성보기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전모(6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010년 설립된 예식장 운영업체 A사의 실질적 운영자였던 전씨는 회사 대표자로 지인인 B씨의 이름을 올려 눈속임을 해놓고는 수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38억여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먼저 전씨는 회사 명의로 대출받은 46억원 중 27억7천만원을 자신의 채무 변제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자신이 대출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라며 "단순 명의 대여자에 불과한 B씨에게 은행을 방문해 대출 서류에 날인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전씨는 회사 인감을 직접 관리하며 자신의 허락 없이는 다른 사람이 함부로 사용하지 못 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예식장 경영 상황이 악화하며 투자자들의 투자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자, 입점 업체가 맡긴 임대차보증금 3억6천만원을 빼돌려 자신 주변의 일부 투자자에게만 돌려주기도 했다.

또 전씨 자신의 투자금 몫으로 6억6천만원을 횡령해 가져가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투자자들의 투자금 총액이 약 121억 원이지만, 이들이 최종적으로 정산금으로 지급받은 총액은 약 53억 원뿐"이라며 "피고인이 회사와 투자자들에게 미친 피해가 결코 작지 않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