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각종 행사·모임 줄자 예물 수요 급감
"결혼 미루고 돌잔치 안하고"…종로 귀금속거리도 불황

"귀금속은 없어도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손님 한 명 없는 것 보세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일대 귀금속거리에서 만난 조영주(51)씨는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말했다.

종로에서만 귀금속 장사를 20년째 하고 있다는 조씨는 매일 겨우겨우 버텨내고 있다고 했다.

조씨는 "경기가 좋아야 사람들이 액세서리를 사든 예물을 맞추든 할 텐데 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이 비싼 걸 사겠나"며 "주변에도 같은 업종 분 중 이미 장사를 접은 분들이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귀금속거리에 줄지어 늘어선 매장에서는 손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러 매장이 한곳에 모여 있는 대규모 주얼리센터에만 간간이 금 가격을 문의하는 발길이 이어질 뿐 작은 매장에서는 이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

"결혼 미루고 돌잔치 안하고"…종로 귀금속거리도 불황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은 화려한 조명 아래서 반짝이는 귀금속을 앞에 두고 휴대전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거나 일부는 의자에 앉아 아예 눈을 감고 있기도 했다.

예물 전문점을 운영하는 서영종(58)씨에게 최근 상황을 묻자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는 거지 도저히 해답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 업종은 경기를 덜 타는데도 사람 자체가 돌아다니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며 "코로나 사태 초반이던 작년에는 그 전 해에 벌어둔 돈으로 버텼지만, 올해는 작년에 벌어둔 게 없으니 대출밖에 답이 없더라"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씀씀이가 줄어든데다 예물을 맞추러 오는 주 고객층이던 예비부부가 줄어든 것도 크게 작용했다.

예물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60대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을 많이들 미뤄서 그런지 예물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며 "요즘엔 온종일 앉아 있어도 손님이 없어 평소보다 늦게 나오고 일찍 들어간다"고 했다.

코로나 여파로 결혼식을 비롯해 돌잔치나 각종 행사와 모임을 하지 못하게 된 것도 고스란히 귀금속 업계에 타격으로 돌아왔다.

50대 박모씨는 "돌잔치를 하지 못하니 돌 반지가 팔릴 리가 있느냐"며 "직원 3명을 두고 일했는데 다 내보냈다"고 했다.

상인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귀금속 거리가 과거처럼 성황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30년째 이 거리에서 매장을 운영한다는 B씨는 "젊은 사람들은 귀금속을 사고 싶으면 백화점 명품매장을 가지 종로를 찾지 않는다"며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 그런지 예전처럼 예물을 거하게 하는 분위기도 사라졌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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