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경찰서 경장이 현장 출동해 노인 행방 찾아내
심야 고속도로서 헤맨 치매노인, 18시간만에 가족 품에
심야 고속도로 위를 위태롭게 헤매던 70대 치매 노인이 경찰관에게 구조돼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전 1시께 "한 노인이 경부고속도로를 걷고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에 서울 서초경찰서 교통과 A 경장은 즉시 출동해 고속도로 위를 샅샅이 뒤졌다.

한밤중 고속도로는 경찰관들의 순직도 잦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다.

노인을 행방을 찾는 수색 작업은 쉽지 않았다.

순찰차를 타고 몇㎞를 달린 A 경장은 오전 1시 50분께 경부고속도로 잠원고가차도 부근에서 걷고 있는 노인의 형체를 발견했다.

A 경장은 사고를 막기 위해 경광등을 환하게 켠 뒤 차에서 내려 노인에게 달려가 그를 무사히 구조했다.

그 직후 덤프트럭이 도로 위를 지나갔다.

조금 늦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아찔했다고 A 경장은 전했다.

순찰차에 탄 노인은 "집이 영등포구인데 이발하러 나왔다"고 말했고, A 경장은 노인이 치매를 앓고 있음을 눈치챘다.

노인은 휴대전화 없이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고 무작정 걸었다고 한다.

인근 지구대에 도착한 노인은 처음에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다가 시간을 두고 질문하자 이름과 생년월일을 기억해냈다.

경찰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노인의 정보를 조회한 결과 전날 치매노인 실종자로 등록된 70대로 확인돼 바로 가족들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노인이 집을 나선 지 꼬박 18시간 만이었다.

노인의 가족은 경찰에 여러 차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름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A 경장은 "실종자를 무사히 가족에 인계해 뿌듯하다"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일하고 있는 13만 동료 경찰관들의 노고를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