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동량, 작년보다 26% 증가 전망
전문가 "백신 접종하지 않았으면 특히 주의해야"
"이번 추석엔 내려오너라"…다시 명절 스트레스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대구에 있는 시댁과 친정으로부터 "이번 추석엔 내려오너라"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열차표를 예매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1차 접종만 받은 이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어 귀성하지 않으려 했지만, 양가 부모의 성화를 이기지 못했다.

이씨는 16일 "양가 부모는 이미 백신 접종을 마치신데다, 생신 등 가족모임 계획을 올해에도 몇 번씩 취소하다 보니 이번엔 꼭 모이자는 입장"이라면서 "열차표를 구하기도 힘들었던 것을 보니 이번엔 많이들 귀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연휴에는 이동을 자제하고 '비대면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올해 추석은 귀성객이 크게 늘 전망이다.

최근 백신 접종 완료율이 40%를 돌파하고 추석 연휴에 가정 내 최대 8인 모임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하루 평균 이동량은 538만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110만명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추석과 올해 설을 '비대면 명절'로 보낼 때 잠시 잊었던 '명절 스트레스'를 올해 추석을 앞두고 다시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부들이 "벌써부터 음식 준비할 생각에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백신 접종을 추석 연휴 직전으로 잡으면 백신 핑계를 대고 시댁에 안 갈 수 있다", "자가격리 대상자가 됐다고 하라"는 댓글까지 달리고 있다.

식구가 8인을 넘는 가정에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려면 '순차 귀성' 계획을 세워야만 하는 점이 고민거리다.

시댁이 충청도인 주부 서모(50)씨는 "남편이 삼남매 중 막내인데, '바통터치'하듯 귀성해야 하니 일정을 맞출 때도 큰집 눈치를 봐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정 내 모임에 대한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은근슬쩍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사례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댁이 경기도인 주부 하모(35)씨는 최근 시어머니로부터 "가족 전부가 추석 당일에 모였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아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하씨네 가족은 모두 모이면 8인이지만, 이중 접종 완료자가 3명뿐이기 때문이다.

방역수칙상 4명 이상이 예방접종을 완료해야만 최대 8명까지 가정 내 모임이 허용된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백신 접종률로 확산 위험성이 지난 명절보다 줄었다면서도, "유증상자는 스스로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족 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경우 집에서 쉬며 진단검사를 받고 타인과 접촉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정 내에서라도 너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자제하고,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경우 특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