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힙합 수도전 시즌4'…공식 음원까지 발매
코로나 속 서울대-한양대 온라인 '힙합 대항전' 흥행
"왜 우리 없이 서울의 밤을 논해. 너네 기회는 이름이 한양인 덕에."(서울대 힙합 동아리 바운스팩토리)
"죽었다 깨도 너희를 아무도 인정 안해. 백날 혼자서 최고."(한양대 힙합 동아리 쇼다운)
지난달 30일 유튜브에서는 서울대생들과 한양대생들의 '힙합 배틀'이 벌어졌다.

'대학 힙합 수도전 시즌4'가 개최되면서 양교 학생들이 이른바 '디스전'(상대방을 비난·공격하는 것)을 펼친 것이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로 4회째인 힙합 수도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 문화가 침체한 상황에서도 '탈(脫) 동아리급'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배틀은 양교 음악동아리 회원들이 유튜브 등에 뮤직비디오를 올려 시청자 반응으로 승패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18년 열린 양교 대항전 '수도전'의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였지만, 수도전이 폐지된 이후에도 독자 행사로 계속 열리고 있다.

서울대 바운스팩토리의 민현진(20)씨는 "학교생활을 하며 출전 곡을 만드느라 완성까지 반년 걸렸다"며 "멤버들과 끊임없이 수정하고 전문 비트메이커와도 접촉했다"고 했다.

그는 "별도 지원 없이 멤버들의 사비로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출전 곡인 바운스팩토리의 '커튼콜'(Curtain Call)과 쇼다운의 '갓 콤플렉스'(GOD COMPLEX)는 힙합 수도전 최초로 공식 디지털 싱글로 발매된다.

이달 중 음원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출전 곡의 뮤직비디오가 일반 동아리 작품과 비교해 수준급이라는 점도 흥행 요소로 꼽힌다.

올해 작품의 유튜브 조회 수는 공개 5일 만에 서울대가 3만1천회, 한양대가 5만5천회를 각각 기록했다.

2018년 힙합 수도전 시즌1 당시 발표된 서울대 뮤직비디오는 누적 조회수가 700만2천회에 달했다.

올해 뮤직비디오는 연세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미디어 콘텐츠 팀인 '원더우드'에서 만들었다.

원더우드에서 총연출을 맡은 정요한(27)씨는 "힙합 수도전 등 대학교 프로젝트는 원더우드 멤버들이 사비를 들여야 할 만큼 수익성은 없는 사업"이라면서도 "음악을 하는 대학생들이 공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올해 힙합 수도전은 무사히 치러졌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대학가의 비대면 수업 기조가 유지되고 동아리 활동이 중단돼 새로운 출전자를 찾기가 어려워졌고, 팀워크가 중요한 음원 제작에도 타격이 생겼다.

전과 달리 학생들이 실제 만나며 친목을 다질 기회가 없어 학교 간 대항전의 기반인 '학생 간 교류'가 흔들린다는 위기의식도 있다.

한양대 쇼다운의 문승우(22)씨는 "이번처럼 유튜브에서 반응이 좋으면 원래 학교 축제 등에 공연을 올리면서 보람을 느끼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 너무 아쉽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최대한 빨리 끝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속 서울대-한양대 온라인 '힙합 대항전' 흥행
코로나 속 서울대-한양대 온라인 '힙합 대항전' 흥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