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영업자 무시" 부산서 게릴라 차량시위…비수도권 처음

삼락생태공원 주차장에 50여대 집결해 시청까지 행진
경찰, 불법 행위시 신속 수사·엄정 대응 예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직격탄을 맞게 된 자영업자들이 25일 비수도권 처음으로 부산에서 심야 게릴라 차량 시위에 나섰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1시 30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주차장에서 차량 시위를 시작했다.

비대위는 시위 장소를 공개하지 않다가 시작 1시간 전 회원들에게 집결지를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부산에는 이날 오후 호우경보가 발령돼 많은 비가 내렸으나 집결 시간이 가까워지자 비가 그쳤고, 차량 50여대가 주차장에 모였다.

비대위는 이날 삼락생태공원에서 출발해 동서고가로를 타고 부산시청 앞까지 행진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빗길 안전 운행을 위해 저속 운행하면서 차량 비상등을 일제히 켜 단결력을 확인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 '빵빵빵∼ 빵빵∼ 빵∼빵빵' 리듬에 맞춰 'SOS 경적'도 동시에 울렸다.

비대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 비율이 20%에 불과한 자영업 시설만을 규제하는 기존의 거리두기 철회는 물론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시간 연장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면서 "그런데도 중대본이 기존 4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오히려 영업시간을 21시로 제한한 것은 자영업자는 더는 국민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직화되지 않은 자영업자가 정부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하는 현실을 인식함으로써 자영업자 모두가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나온 700만 자영업자의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경고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정부 방역수칙을 확진자 수가 아닌 치명률을 기반으로 바꾸고,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 비율 분석을 기반으로 한 업종별 방역수칙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6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에 대비하는 한편으로 해산을 촉구하며 집결지 입구에서 검문도 강화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가 공공의 질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주최자나 참가자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 집시법 등 위반으로 대처한다고 예고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출발에 앞서 차량 보닛에 부착한 "이제는 거리두기 BOYCOTT WITH 코로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제거하라는 경찰 지침에 반발해 잠시 대치하다 이를 수용했다.

비대위 측은 본인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해 시위를 진행하는데도 'K방역'을 말하던 정부가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자영업자 캠페인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앞서 비대위가 서울에서 진행한 차량 시위와 관련해 경찰은 비대위 대표를 '미신고 집회' 혐의로 조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