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연구팀 "스파이크 단백질 무력화시키는 당결합단백질 2종 발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SARS-CoV-2)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면서 면역체계를 속일 때 핵심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위장술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 분자 생명공학연구소(IMBA) 요제프 페닝거 박사팀은 11일 국제학술지 'EMBO 저널'(EMBO Journal)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당결합단백질 두 가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이테크 플러스] 코로나19 바이러스 인체침투 위장술 뚫을 방법 찾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아킬레스건'을 찾은 것일 수 있다며 이것을 활용하면 변이 종류와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는 많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돌기처럼 붙어있는데, 이 스파이크 단백질이 기관지·폐 등에 많은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결합하면서 인체에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가 얼마나 잘 결합하는지에 따라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결정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염력에 중요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보호하기 위해 '글리코실화'(glycosylation)라는 반응을 통해 스파이크 단백질 표면을 당화합물인 글리칸(glycan)으로 덮어 위장하는 방법으로 인체 면역체계를 속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에 직접 결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장술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포유류 동물에 존재하는 당결합단백질(렉틴) 140가지의 결합 특성 등을 탐색했다.

그 결과 두 가지 렉틴(Clec4g·CD209c)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글리코실화' 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부위에 잘 결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글리코실화 반응 부위는 현재 유행하는 델타 변이가 발생해도 매우 잘 보존되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한 당결합단백질을 이용하면 모든 변이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두 렉틴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N-글리칸 부위(N343)에 잘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부위는 손실될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이 불안정해지고 전염력을 잃게 돼 어떤 변이에서도 손실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연구자인 스테판 머라이터 박사는 "이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보호막을 무력화시켜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을 방법을 갖게 됐다"며 "이 메커니즘이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찾아온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아킬레스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닝거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의약물질(렉틴)에 의해 선점되면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로 들어가는 관문이 차단되는 것"이라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포유동물의 렉틴이 바로 정확히 그런 작용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