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인 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상속 연장선인 듯"
금호석화 '조카의 난' 패한 박철완, 세누나에 주식 930억원 증여
금호석유화학에서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박철완(43) 전 상무가 세 누나에게 약 930억원을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박은형(51), 박은경(49), 박은혜(45)씨 등 세 누나에게 각각 금호석유화학 주식 15만2천400주를 증여했다.

주당 매매단가는 20만3천500원으로, 한 사람당 약 310억원에 달한다.

증여 이후 박철완 전 상무의 보유 주식 수는 기존 305만5천332주에서 259만9천132주로, 지분율은 9.13%에서 7.76%로 감소했다.

다만 주식 증여 이후에도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로 남는다.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이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고, 박찬구 회장의 지분은 6.09%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증여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유산 상속 연장선으로 보인다"며 "박철완 전 상무는 박정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주식 전부를 상속받았는데, 올해 초 경영권 분쟁 패한 뒤 누나들에게 상속분을 증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박철완 전 상무는 올해 초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한 뒤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박 전 상무는 고배당안과 경영진·이사회 변화를 내건 주주제안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벌였지만, 3월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박찬구 회장 측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후 박 전 상무는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 위반'으로 해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