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다시 캠퍼스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2학기 대면 수업 계획을 속속 철회하는 분위기다. 올가을 상권 회복을 기대했던 대학가 상인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연세대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2학기 수업은 전체 비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한다”고 공지했다. 연세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 이하로 완화될 경우 방역 상황을 고려해 실험·실습·실기 강좌 및 소규모 강의는 대면 수업 또는 대면·비대면 병행 수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KAIST도 오는 2학기 비대면 원격 수업을 원칙으로 할 계획이다. KAIST 관계자는 “학생이 기숙사에 모여 생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감염 확산 우려가 크다”며 “확진 추세 등을 고려해 수업 방식을 조정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거리두기 3단계까지 비대면 수업을 기본으로 대면 수업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며, 50명 미만인 수업만 대면 수업을 허용한다. 학년별로 대면 수업 등교 요일을 지정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교육부와 각 대학은 지난 6월 “2학기에는 대학 대면 수업을 단계별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학기 초에는 소규모 수업부터 대면으로 운영하고, 전 국민 70%가 1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는 시기인 9월 이후에 대면 수업을 단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대학들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가장 큰 문제는 방역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2학기 대면 수업 확대에 대비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대학원대학 총 374개 교에 방역 인력 2000명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학교당 5명 내외에 불과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대학 관계자의 경우 대입 업무에 종사하는 교직원만 접종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여전히 학내 감염에 취약한 상황이란 지적이다.

대학가 상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먹자골목의 상인 정모씨는 “하루 매출이 작년의 반 토막도 아니라 10% 수준”이라고 말했다. 종로구 대학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2학기에는 대면 수업을 한다는 말을 듣고 버텼는데 분위기를 보니 가을에도 학생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며 “전기요금도 내기 어려워 휴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