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앞 지지자들과 악수…포토라인 낯선 듯 시선 방향 묻기도
공수처 출범 후 첫 포토라인 선 조희연…'도보 출두' 눈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만들어진 포토라인 앞에 섰다.

조 교육감은 27일 오전 8시 45분께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건물 앞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최기찬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성현국 서울시교육청 대외협력비서관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조 교육감은 미리 준비된 포토라인 앞에 서기까지 유례없이 긴 '포토라인 로드'를 걸었다.

피의자가 공개 소환되면 언론 노출 시간과 동선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포토라인 바로 앞에 차량을 세우는 경우가 흔하지만, 조 교육감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오전부터 3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 속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공수처 건물 현관까지 약 150m 거리를 걸어갔다.

그는 짙은 남색 정장에 더불어민주당 상징색과 유사한 파란색 넥타이를 맨 채 굳은 표정을 지었다.

설 자리가 어딘지,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취재진에게 묻기도 했다.

그는 약 2분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공수처 수사 개시의 타당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공개 소환은 2019년 검찰이 폐지한다고 발표한 이후 자취를 감췄던 고위공직자의 공개 소환이 부활했다는 의미도 있다.

대검찰청은 2019년 10월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는 그 다음달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부터 적용됐다.

하지만 공수처는 최근 공포한 사건공보 준칙에 따라 조 교육감의 동의를 얻어 소환 사실을 공개하고 포토 라인도 설치했다.

공수처는 출범 후 첫 공개 소환인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현장 취재진 인원을 제한하고, 체온을 측정하기도 했다.

이날 정부과천청사 외곽에서는 조 교육감 지지자들이 '교육감님 힘내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그를 응원했다.

조 교육감은 출두 전 집회 장소에 방문해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