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공모 거쳐 교육부 장관이 임명, 연봉 1억원에 임기 3년
보건의료노조 "정권바꿜 때마다 이 사람 저 사람" 제도 개선 필요
국립대병원 상임감사가 뭐길래…정권따라 여권인사 차지
전국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상당수가 여권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정보공개청구로 교육부에서 받은 '국립대학병원 상임감사 현황'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전국 국립대병원 14곳에 상임감사가 있다.

이들 상임감사 14명 주요 경력을 보면 절반에 가까운 6명이 여당과 관련된 인사이거나 고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주요 경력을 보면 강릉원주대치과병원 최상집 상임감사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강원도당 사무처장을 지냈다.

강원대병원 원선희 상임감사는 강원 원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이광재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경북대병원 김진태 상임감사는 노무현 대통령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원위원회 대표, 경북관광개발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대치과병원 김민석 상임감사는 민주당 사무총장 출신이다.

충남대병원 전득배 상임감사는 임기 중인 올해 4월 민주당 대전시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대전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 상임감사로는 올해 4월 민주당 부산시당 박화국 사무처장이 임명됐다.

그는 참여정부 때 국민권익위 사무관을 지냈다.

19대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조직실장이었다.

국립대병원 상임감사가 뭐길래…정권따라 여권인사 차지
국립대병원 상임감사는 병원 재산 상황, 회계 전반, 정관과 복무규정 등 이행 여부를 감사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한 자리로 꼽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당 관련 인사나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물로 채워져 왔다.

2015년 국정감사 때 자료를 보면 충북대·충남대·전남대·전북대·강원대·경북대·경상대·제주대 병원 및 부산대 치과병원 상임감사는 모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등을 역임한 여당 출신 인사였다.

물론, 국립대학병원 설치법에 따라 공모에 이어 이사회 추천을 받아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런 사례가 반복되자 비상임감사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

문미철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은 "상임감사는 사실상 병원 내 서열 2위이면서 병원장을 견제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며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 사람, 저 사람이 상임감사로 온다.

그 누가 온다고 한들 그러려니 하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임기는 3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연봉은 1억원 정도다.

올해 남은 기간 전국 국립대병원 6곳이 상임감사 교체를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