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직원 10여명이 물품정리 시도…유족 측 반발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앞 서울시-유가족 대치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의 물품을 정리하려는 서울시 관계자들과 이에 반발하는 유가족들이 23일 오후 현장에서 1시간 넘게 대치하고 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4시께부터 현장을 찾은 서울시 총무과 직원 10여명이 기억공간 내부에 진입하려는 것을 막고 있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취재진에 "오늘 오후 3시 30분 공문을 통해 서울시가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고 즉시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고 통보한 뒤 작전을 개시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이 시 관계자들보다 먼저 도착하면서 물품 정리 작업은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유 위원장은 철거 작전 집행을 위한 서울시의 내부 회의 문건을 입수했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기자나 시민들은 물론이고 유가족까지 절대 펜스 안으로 출입시키지 말라는 지시가 들어가 있다"며 "특히 기가 막힌 것은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반대가) 유가족 모두의 의견이 아니라는 멘트를 별도에 적어두기도 했다.

이게 무슨 뜻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서울시는 7월 말 이전에 철거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지금부터 철거가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유가족들에게 '사진과 물품들 정리하면 서울기록원에 옮겨두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측은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기억공간을 존치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는 유가족들의 입장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철거는 예전부터 예정이 돼 있던 것"이라며 "(오늘은) 철거가 아니라 전시물 정리를 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