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영상 촬영자가 신고한 사실 뒤늦게 확인…학생들 파악"
대낮 건물 밖에서 중학생들 집단 괴롭힘 촬영·유포돼 '논란'(종합)
대낮 도심의 한 상가 앞에서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장면이 고스란히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한 오픈채팅방을 통해 중학생 5명(남학생 3명과 여학생 2명)이 남학생 1명을 대상으로 집단 괴롭힘을 가하는 듯한 동영상이 유포됐다.

영상 속에는 남학생 1명이 피해자를 뒤에서 붙잡아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찍혔다.

또 담배를 피우는 여학생 1명이 목이 졸린 상태의 피해자에게 다가가 성기를 만지는 듯한 모습까지 담겼다.

나머지 학생들은 이를 말리기는커녕 뒷짐을 지고 있거나 약간 떨어져 서서 구경했다.

영상은 학생들이 이동하는 모습까지 촬영된 것은 아니어서, 이후 또 다른 괴롭힘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영상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한 지하철역 인근 번화가의 상가 건물 앞에서 촬영됐다.

촬영 시기는 이날 낮인 것으로 알려지긴 했으나,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환한 낮 시간대에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장면을 본 이들은 분노를 표했다.

특히 영상 속 학생들의 나이대가 상당히 어려 보이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오픈채팅방에서 영상을 보게 된 A씨는 연합뉴스에 "교육이 제대로 안 되어서 이런 일이 있는 것 같다"면서 "가해자들이 꼭 잡혀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관련 신고가 없었다고 밝혔다가, 이날 오후 4시 50분께 영상 촬영자의 112 신고를 받고 경찰관이 출동했던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지구대 경찰관이 출동해 영상 속 학생들을 만나 경위를 파악했으나 현장에서 철수한 뒤 사건을 경찰서 수사부서로 넘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이 장난친 것이라고 하고, 피해 학생 학부모와도 연락이 됐는데 바로 처벌 의사를 밝힌 상황이 아니어서 사건이 즉시 인계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사건 내용과 정확한 처리 경위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