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민주당 일방독주"
민주당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작용하지 않아…시급성 부족"
박 시장 "아쉬움과 함께 유감, 합리적 추진 방안 마련할 터"
박형준 어반루프 공약 예산삭감 둘러싼 시의회 여야 갈등 격화
박형준 부산시장 1호 공약인 '어반루프' 관련 용역 예산(도심형 초고속 교통 인프라 도입 사전 타당성 용역) 전액 삭감을 두고 부산시의회 여야 갈등이 격화할 조짐을 보인다.

30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의회 297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이 토론을 펼쳤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김진홍 의원은 이번 일을 "다수당, 그리고 부산시장과 소속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밀어붙이는 민주당 일방독주"로 규정하고 "반대토론을 통해 민주당의 일방독주를 시민분들에게 알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부산 백년대계를 위해 필수적인 어반루프가 민주당에 의해 정쟁의 대상이 됐다"며 해당 상임위가 예산 10억원을 5억원으로 삭감한 데 이어 예결위가 전액 삭감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예결위가 소관 상임위 결정을 존중하기는커녕 그 기능과 권한마저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반루프 필요성 등으로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교통부문 평가 우위 선점, 국토부 '초고속 하이퍼튜브 철도시스템 개발사업' 테스트 베드 유치 전략 수립,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선진국의 기술개발 노력 등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오거돈 전 시장 시절인 2019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때 오 전 시장 1호 공약이던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홍보비 12억원을 포함한 20억원 추경예산 통과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임 시장과 소속 정당은 달랐지만, 그 1호 공약 달성을 위한 예산 편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기섭 의원은 김 의원이 이날 반대토론을 신청한 것 자체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노 의원은 "단언컨데 이번 추경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반루프 용역예산은 코로나19 취약계층 지원, 포스트 코로나 대응 경제회복, 지역기업 지원이라는 추경 편성 배경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기가 10년인 장기사업의 용역비를 추경으로 반드시 편성해야 하는 시급성과 타당성이 부족했다"며 "안전성과 경제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것도 큰 문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시가 시의회와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점을 지적하면서 "진정한 소통과 통합의 정신으로 시의회와의 협치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두 의원 반대토론 이후 추가 토론 참여 의원은 없었다.

박 시장은 추경안 심사 결과 동의 여부에 대해 "동의한다"는 짧은 입장만 밝혔다.

시 추경안은 시 요구안보다 10억원 감액한 14조4천221억원으로 수정 가결됐고, 교육청 추경안은 4조8천270억원으로 원안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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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추경안이 최종 확정된 이후 인사말에서 "아쉬움과 함께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반루프는) 2030년 부산 세계 박람회 유치를 위한 핵심 콘텐츠"라며 "엑스포 개최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판단해 (용역 예산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는 데는 생각이 변함이 없으며 합리적인 추진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의회는 이날 15일간 일정을 마치고 제297회 정례회를 폐회했다.

정례회 기간 시의회는 조례안 52건, 동의안 10건, 의견청취안 1건, 예산안 4건, 승인안 4건, 규칙안 1건, 결의·건의안 3건 등 안건 75건을 심사해 이 중 62건은 원안 가결하고 7건은 수정 가결했으며 4건은 보류하고 2건은 부결했다.

채택된 결의·건의안은 '투기자본 매각으로 인한 홈플러스 가야점 일방적 폐점 규제와 고용안정 촉구 결의안',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추가 이전 실행 촉구 결의안', '가덕도 신공항 주민지원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