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에리카는 디지털 혁신공유대학의 지능형 로봇 부문 주관대학으로 선정됐다. 한양대 관계자들이 경기 안산시 에리카 본관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한양대 에리카는 디지털 혁신공유대학의 지능형 로봇 부문 주관대학으로 선정됐다. 한양대 관계자들이 경기 안산시 에리카 본관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무릎을 굽혀 공중으로 뛰어오른다. 장애물을 넘기도 하고 공중제비도 돈다. 마치 뛰어난 운동선수와도 같은 이 로봇을 제작한 곳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미국 업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해 화제가 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의 ‘지능형 로봇’ 개발 기업이다. 로봇청소기부터 자율주행차까지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인간의 생활을 돕고 있는 지능형 로봇은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한양대 에리카 '지능형 로봇' 허브로…핵심인재 10만명 키운다
지능형 로봇이란 외부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세계 지능형 로봇 시장이 올해 1877억달러(약 211조200억원)를 넘어 내년에는 약 2689억달러(약 300조56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지능형 로봇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서 이와 관련한 인적 자원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양대 에리카가 이끌 ‘지능형 로봇 혁신공유대학’이 지능형 로봇 산업을 이끌 인재들을 육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 핵심인재 10만 명 양성

‘SHARE(Shared AI-Robotics Education)스쿨’의 기치를 내건 지능형 로봇 혁신공유대학은 주관대학인 한양대 에리카를 중심으로 △광운대 △부경대 △상명대 △영진전문대 △조선대 △한국산업기술대 등 7대 대학이 역량을 모아 결성한 대학 컨소시엄이다. 혁신공유대학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차세대반도체·미래자동차·바이오헬스·실감미디어·에너지신산업·지능형로봇 등 총 8개 분야에 걸쳐 대학 연합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6년까지 신기술 분야 핵심 인재 10만 명을 양성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으로, 선정된 연합체는 올해 102억원을 지원받는다.

특히 지능형 로봇 혁신공유대학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이 분야가 가진 융·복합적 특성 때문이다. 현재 전국 국내 대학에는 50여 개 이상의 로봇 관련 학과가 설치돼 있지만 나름대로의 주안점과 특성이 명확한 반면 교육과정과 목표 등은 제각각이다. 한마디로 뚜렷한 개성은 갖고 있지만 통합과 연계성이 부족한 상태다. 지능형 로봇 혁신공유대학은 경쟁이 아닌 상생을 통해 대학·산업 간 생태계 변화와 새로운 교육모델 구축을 해나간다는 사업의 본래 취지와 가장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지능형로봇’의 허브·메카 될 것”

주관대학인 한양대 에리카는 전국에 있는 각 관련 학과 고유의 커리큘럼과 지역적 특색이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체제를 구상했다. 지능형 로봇학과라는 가상의 전공을 중심으로 공통의 초·중급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각 대학에 설치된 고급과정을 통해 복수학위 취득이 가능한 형태다.

예를 들어 체육학과에 입학한 학생이 혁신공유대학을 통해 지능형 로봇학과를 복수전공한 뒤 헬스케어·재활로봇 특화과정을 통해 의료 지능형 로봇 분야 융·복합 역량을 겸비한 전문가로 성장해가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졌다.

지능형 로봇 혁신공유대학으로 양성될 지능형 로봇 인재 10만 명은 관련 산업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지능형 로봇 산업기술 인력은 2만6000명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커지며 훨씬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해졌다”며 “전국 로봇 관련 학과 정원은 1200여 명이 되지 않아 인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컨소시엄 결성 후 대학 간 물리적 거리 극복을 위한 원격교육체계 강화와 지능형 로봇 혁신공유대학 취지에 발맞춘 각 참여 대학의 관련 학과 신규 설치가 진행되고 있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을 비롯해 각 참여대학 사업단장·컨설팅위윈 20여 명이 참석한 현장컨설팅 행사도 열렸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