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육감 "더 해야 하는지 판단되면 도민께 말씀드릴 것"
보수 단일화 추진 모임에는 5명 참석…"후보 난립하면 승산 없어"
'진보' 경남교육감 3선 도전 가능성…'보수' 후보군 단일화 시동
내년 6월 치러질 경남도교육감 선거를 11개월여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경남 첫 재선 진보 교육감인 박종훈 현 교육감이 최근 3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에 맞설 보수 후보군은 단일화에 착수하는 등 본격 출전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박 교육감은 지난 24일 재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교육운동가로서의 가치 실현을 위해 한 번 더 (교육감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더는 역할이나 가치가 없다고 판단돼 주저 없이 제 역할을 내려놓을지, 그것이 판단되는 일정한 시점에 도민들께 (출마 여부를)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2018년 재선 당선 직후 3선에는 도전하지 않겠다던 당초 입장에서 선회해 박 교육감이 공식 석상에서 직접 재출마 여지를 남긴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박 교육감의 이런 입장 표명은 보수진영 후보군이 단일화에 시동을 거는 가운데 나왔다.

진작부터 박 교육감의 3선 출마에 무게를 둬온 보수진영에서는 단일화로 기세를 몰아가겠다는 분위기다.

현직 프리미엄을 꺾고 승산을 높이려면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박 교육감은 2018년 선거에서 득표율 48.39%를 나타내며 보수진영의 나머지 세 후보에 24%p∼37%p 차로 앞섰다.

그러나 상대 후보 득표율을 모두 합치면 51.58%로 박 교육감 득표율보다 높다.

이런 인식에 따라 권민호 전 거제시장, 김명용 창원대 교수, 김상권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 최해범 전 창원대 총장, 허기도 전 산청군수 등 5명은 지난 4월 말 창원 한 호텔에서 단일화를 위한 비공식 모임을 했다.

지난 18일 연 공식 모임에는 권 전 시장, 최 전 총장, 허 전 군수가 참석했다.

당시 모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26일 "아무래도 현직 교육감이 제일 경쟁력을 갖춘 분이다 보니 상대 후보들이 난립하면 승산이 없다는 데 공감했다"면서도 "단순히 단일화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경남교육의 정책 등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나눠 일치점을 찾아서 단일화에 나서자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만남을 이어가며 단일화 추진에 필요한 단계들을 밟아나가기로 했다.

앞선 모임에는 개인 일정 등을 사유로 참석하지 못한 사람도 있어 향후 보수 단일화 선거판이 더 커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육감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의식한 듯 "(보수진영에서) 득표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는 데 대해서, 현직 교육감을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나름대로 노력하고 계신 데 대해 상황을 지켜보고는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보수진영에 비해 잠잠한 편이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선거판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진영민 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차재원 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연구소장 등 2명이 교육계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차 연구소장은 2018년 선거 때 박 교육감과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교육감 후보 대진표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선 이후 경남에서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박 교육감이 또 한 번 출마해 경남 첫 3선 당선 교육감이 될지, 새 주자가 경남교육의 바통을 넘겨받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