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해자익징' 교정본·과거 답안지 등 포함…'온재문고' 설치
연암 박지원 손자 박선수 자료 1천208점,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조선 후기의 저명한 학자인 연암 박지원 손자이자 개화사상가 박규수의 동생인 온재(溫齋) 박선수(1821∼1899)가 남긴 자료가 국가에 기증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오는 28일 박선수의 고손이자 국립암센터 의사인 박원서 씨가 기증한 자료 1천208점으로 구성된 개인 문고 '온재문고'를 설치한다고 24일 밝혔다.

기증 자료는 박선수가 소장한 문집과 중국 서적 등 고서 160책과 고문서 1천33점, 책에 찍는 도장인 장서인(藏書印)·호패·추사 김정희가 만든 대나무 자 등 유물 15점으로 구성됐다.

고문서 중에는 박선수가 1864년 문과에 장원 급제할 때 작성한 답안지, 1861년부터 1894년까지 관직 생활을 하며 받은 임명장, 형 박규수와 주고받은 편지 등이 있다.

또 박선수가 한자 연구서 '설문해자익징'(說文解字翼徵)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기록한 교정본과 박규수가 김정희·김영작 등 지인에게 빌려준 책의 목록을 적은 '둔필잡지'(鈍筆雜識)도 기증 자료에 포함됐다.

연암 박지원 손자 박선수 자료 1천208점,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설문해자익징 교정본에 대해 "불필요한 내용은 지우고, 틀리거나 추가할 대목에는 글자를 쓴 한지를 오려 붙이기도 했다"며 "현존하는 5책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쪽에 교정 흔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증 자료 중에는 사대부의 한글 편지 등 희귀하고 중요한 고문서가 다수 있다"며 "다음 달부터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애서가였던 선조가 남긴 자료를 많은 사람이 연구할 수 있도록 국가 도서관에 기증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암 박지원 손자 박선수 자료 1천208점,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