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78곳 선별조사서 세곳 중 한곳 '불량' 나와…위반사항 963건 적발
소방청, 내달 2일까지 전국 대형 물류창고 조사
작년 전국 물류창고 3분의 1 조사했지만…쿠팡 화재창고는 빠져

소방당국이 지난해 전국 물류창고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대상으로 화재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세 곳 중 한 곳 꼴로 위반사항이 발견됐다.

하지만 정작 최근 대형화재가 발생한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는 당시 조사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소방청은 다음 달 2일까지 전국 대규모 물류창고에 대한 소방특별조사에 나서기로 했으나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 전국 물류창고 3분의 1 조사하면서 초대형 쿠팡 화재창고는 빠져
23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청과 17개 시·도 소방본부는 지난해 7월27일부터 8월25일까지 약 한 달간 전국 물류창고 실태조사를 벌였다.

작년 4월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같은 해 7월21일 용인에서도 물류창고 화재로 5명이 숨지자 물류창고 전반의 화재안전관리 상태를 살피기 위한 조사였다.

당시 조사는 전국에서 영업 중인 물류창고 2천876곳 가운데 34%에 해당하는 978곳을 선별해 진행됐다.

규모가 크거나 용인 화재가 발생한 곳처럼 냉장·냉동 시설과 상온창고 등을 함께 갖춘 복합 물류창고를 중심으로 대상을 선별했다.

관계부처·기관과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317개 점검반 896명이 소방·건축·전기·가스·산업안전 관련 실태를 종합적으로 조사했지만, 당시 조사 대상에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반제품을 취급하는 덕평물류센터는 쿠팡의 물류센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지상 4층·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천178.58㎡에 달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당시 조사 대상을 각 시·도 소방본부에서 정했는데 경기도의 경우 냉장·냉동 창고 위주로 선별했다"며 "전수조사에 가깝게 대상을 늘리면 검사가 부실해질 수 있어 지역 상황에 맞춰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덕평물류센터가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덕평물류센터에서는 올해 2월 진행한 자체 화재안전 점검(종합정밀점검)에서 모두 277건의 결함이 발견됐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당시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적사항 277건 가운데 감지기 오작동과 고정 지지대 탈락 등 스프링클러 관련이 60건으로 가장 많았고 방화셔터 불량도 26건 발견됐다.

앞서 소방당국은 덕평물류센터가 올해 2월22일 마지막으로 소방시설 점검을 받았고, 당시 소화기 미부착 등 100여 건의 위반사항이 나왔으며 이후 모두 시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전국 물류창고 3분의 1 조사했지만…쿠팡 화재창고는 빠져

◇ 조사대상 물류창고 세 곳 중 한 곳 '불량'…위법사항 963건 적발
소방당국이 작년 7월 진행한 전국 물류창고 실태조사에서는 조사대상 978곳 가운데 36%에 해당하는 349곳에서 각종 위반사항 963건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무허가 위험물을 저장·취급한 1건은 입건하고 방화셔터 아래 물건 적치, 방화문 고정, 소방안전관리자 업무태만 등 28건에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임의증축·방화구획 미비·누전차단기 미설치 등 112건은 기관통보, 자동 화재탐지설비 감지기 설치누락·연결살수설비 헤드 불량 등 478건은 보수·보강 등 조치명령을 했다.

이밖에 유도등 점등불량 등 155건은 현지시정하도록 했고, 소화전 위치표시 부착·근무자 소방교육 강화 등 개선권고 189건을 내렸다.

당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개선 과제도 발굴했다.

소방분야에서는 냉동창고 스프링클러 설비와 자동 화재탐지설비 설치 등 소방시설을 개선하고 지하층·무창층에 피난유도선을 설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밖에 불연성 마감재 사용, 지하층 용적률 산정 제외, 지하층 환기설비 설치 등이 과제로 제출됐다.

소방청은 이번 쿠팡 물류창고 화재를 계기로 다음 달 2일까지 전국 대규모 물류창고 490곳에 대해 소방특별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점검 대상은 전국 창고시설 중 특정소방대상물 1급 이상 490곳으로, 연면적 1만5천㎡ 이상 1급 483곳, 특급 7곳 등이다.

방화구획과 방화시설 상태, 옥내소화전·스프링클러·자동화재탐지설비 등 소방시설 전반의 유지관리 상태, 위험물 저장·취급 실태 등을 사전 통보 없이 불시에 점검한다.

한편 최근 5년간 물류창고 등 전국 창고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6천577건으로 이에 따른 인명피해는 220명(사망 50명·부상 170명)으로 집계됐다.

창고시설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3천48건으로 가장 많고 전기 1천785건, 기게 340건, 기타 1천404건으로 파악됐다.

작년 전국 물류창고 3분의 1 조사했지만…쿠팡 화재창고는 빠져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