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 일환으로 배달용기 감축 나서
배달용기 두께·재질 표준화 본격 추진…다회용기 경제성 분석
탈(脫) 플라스틱 정책의 일환으로 배달 용기의 두께 및 재질을 표준화하고 다회용기의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모으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해 마련한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 중 하나로 음식 배달 플라스틱 용기를 감축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최근 진행했다.

아울러 다회용기와 일회용품의 경제적 비용을 비교하는 연구 용역도 수행하고 있다.

배달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3조 원 이상에 달하고, 지난 5년 사이 10배 이상 성장해 사용자도 2천500만 명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배달용기 생산량도 큰 폭으로 증가해 2017년에는 전년도보다 약 14.7%가 증가했고, 이후 2018년과 2019년에 각 약 12% 늘어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이 늘었던 2020년에는 약 19.7% 증가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음식과 용기 종류 등에 따라 두께 제한을 신설하기로 했고, 지난 4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실에서 일회용품의 재질 및 두께를 환경부 장관이 기준을 정해 고시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배달 용기 관련 연구 용역에서는 배달 용기 감축을 위해 감량화 및 표준화, 인증제도 도입, 다회용기 사용 등을 제안했다.

기술원은 먼저 배달 용기 감량화를 위해 다양한 배달 용기 샘플을 가지고 재질, 두께 등을 검토, 분석한 결과 현재 대비 최소 20% 이상 감량화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배달 용기가 크게 PP(폴리프로필렌수지), PS(폴리스틸렌),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트) 재질로 돼 있다고 분석하며 재활용 효율성 제고를 위해 1회용 테이크아웃 용기(컵)를 제외하고는 PP로 표준화할 것을 제안했다.

배달 용기로 가장 많이 쓰이는 PP는 내열성이 좋으나 투명도가 낮고, 생수병 재질인 PET는 내열성이 떨어지는 대신 투명도가 좋다.

PS는 컵라면 용기와 같은 재질이다.

아울러 기술원은 걈랑화 및 표준화가 제대로 진행되려면 표준용기 인증제도를 도입해 업체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독려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기술원은 아울러 다회용기 사용 현황 및 도입 방안 등을 소개하며 다회용기 사용 및 확대를 위해서는 표준화를 선행하고, 비용 상승을 고려해 사용료 및 보증금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 용역은 당장 제도화되기보다는 업계 논의 등을 거쳐 추후 기준을 정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배달 용기들의 품목별 두께를 조사했더니 0.8∼1.2㎜가 많았다"며 "이는 1.2㎜ 대신 0.8㎜ 용기를 사용해도 음식 배달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평균 1.0㎜인 두께를 0.8㎜로 줄이게 되면 배달 용기 사용 개수가 줄지 않아도 무게가 20% 줄면서 전체 발생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 용역 등은 추후 정확한 두께를 고시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지난해 포장·배달업계와 맺은 플라스틱 감량 협약을 단계적으로 법제화해 의무화하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다회용기 관련 연구용역에서는 다회용기 사용이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와 비용 등에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검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같은 배달음식을 다회용기로 배달하는 지역과 일회용품으로 배달하는 지역을 나눠 구입비와 인건비, 세척비 등이 각각 어떻게 책정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기도는 공공 배달앱 이용 업체들이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회용기 사용을 활성화하고 있고, 세종시에서도 최근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도시락 업체가 처음 등장했다"며 "이번 연구 용역 결과를 다회용기 사용을 확산할 수 있는 백데이터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