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은 회피…윤석열 관련 사건은 지휘배제 상태
수사지휘권 복원 나선 김오수…민감사건에는 속수무책?

김오수 검찰총장이 17일 지검장 대면 주례보고를 1년만에 재개하면서 주요 현안에 대한 수사지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사건 등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중요 현안에는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지휘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검찰총장 대면보고 재개…'김오수 리더십' 기대감
김 총장은 이날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을 불러 주요 현안에 대한 대면보고를 받는다.

지검장 대면보고는 지난해 7월 채널A 사건 수사지휘권 갈등으로 중단됐다가 1년 만에 재개됐다.

보고 안건 중 관심이 큰 현안 중 하나는 허위 작성된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바탕으로 김학의 전 차관의 재수사가 시작됐다는 이른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지난주 초 당시 면담보고서를 작성한 이규원 검사를 소환조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광철 청와대 비서관의 소환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사건은 주요 대면보고 안건으로 매주 보고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청와대 기획사정 수사의 속도나 방향에서 김 총장의 의중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노정환 대전지검장의 대면보고도 이뤄질 수 있다.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지난달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을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대검에 보냈지만, 대검은 판단을 보류한 상태다.

김 총장이 대규모 중간급 간부 인사를 앞두고 서둘러 주례보고를 재개한 것에는 사회적 관심이 큰 주요 사건 수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극한 대립으로 1년 넘게 계속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시급히 다잡아야 한다는 위기감도 묻어난다.

실제로 김 총장은 지난달 검찰총장 내정 직후 첫 일성으로 '조직 안정'을 강조했다.

수사지휘권 복원 나선 김오수…민감사건에는 속수무책?

◇ 김학의 불법출금-윤석열 가족 의혹 사건은 손 못대
김 총장의 수사지휘 의지에도 정작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측근 관련 사건 등 중요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총장은 불법출금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서면 조사를 받은 터라 이 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회피'를 선언한 상태다.

윤 전 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사건과 윤대진 검사장의 형 뇌물수수 의혹 무마 사건도 지난해 추 전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대검'의 수사지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두 사건은 향후 파장이 커질 수 있는 사안이다.

불법 출금 사건은 수사가 청와대뿐만 아니라 당시 대검 지휘부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김 전 차관 뇌물 사건의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불법 출금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그의 가족·측근 의혹 사건은 민감한 정치 사건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이 '별건 수사' 항의를 받고 수사팀에서 제외된 것도 사안의 민감성을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이들 현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검이 서둘러 수사지휘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불법 출금 사건은 박성진 대검 차장 지시로 대검 부장회의 등 집단 지휘체제를 구성하고, 윤 전 총장 관련 사건은 김 총장과는 이해관계가 없는 만큼 대검이 법무부에 수사지휘권 철회 등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 관계자는 "지검장 주례보고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수사지휘권 복원 나선 김오수…민감사건에는 속수무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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