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 등 주요 사건 기소 여부 결정에 '촉각'
검사장 보고체계 정비한 김오수…수사지휘 본격 나서나

김오수 검찰총장이 신임 검사장들의 보고체계를 재정비하면서 수사 지휘를 본격화할 태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 11일 일선 검사장들의 검찰총장 대면 주례보고 재개를 공식화했다.

대검 참모진과 일선 검사장들의 인사가 마무리된 만큼 이들을 통해 주요 사건 수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를 놓고 김 총장이 서울중앙지검·대전지검의 주례보고를 서둘러 받고 주요 현안에 대한 수사 지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총장과 신임 지검장·수사팀 간 소통에 따라 일부 사건 수사는 중간급 간부 인사 전에 마무리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팀은 기존대로 수사를 최대한 마무리 해 신임 검사장에게 보고하고 대검과도 소통할 것"이라며 "중간급 간부 인사가 늦어질수록 현안 수사는 그만큼 변수가 많아진다고 봐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검사장 보고체계 정비한 김오수…수사지휘 본격 나서나

현안 사건 중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의 기소 여부다.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지난달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을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대검에 보냈지만, 대검은 판단을 보류했다.

김 총장이 중간급 간부 전 기소를 승인하면 검찰 내부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자칫 법무부와의 인사 협의 과정에서 수사권을 지렛대로 악용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수사팀 의견에 반대하거나 결정을 중간급 간부 인사 뒤로 미루면 김 총장이 여권·정부의 눈치를 봤다는 검찰 내부의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중간급 간부 인사 전까지 주요 사건이 표류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검사장급 이상 인사 직후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도 '김오수 체제'가 본격 가동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로 지난주 초 이규원 검사를 소환조사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조만간 재개될 주례보고에서 주요 현안으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수사 진행 상황을 김 총장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수사 속도나 방향에서 김 총장의 의중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 보고체계 정비한 김오수…수사지휘 본격 나서나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가 수사 중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은 김 총장이 회피를 선언한 만큼 김 총장의 수사지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출금 과정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해 사실상 대검의 판단만 남겨 놓은 상황이다.

이에 김 총장의 회피를 이유로 이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 지휘를 마냥 늦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김 총장과 문홍성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모두 관련돼있는 터라 수사 지휘가 늦어지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심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장의 지휘체계의 전체적인 윤곽은 중간급 간부 인사 이후에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수사 지휘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형사정책 현안도 일선 검찰청의 수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당장 김 총장의 리더십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김 총장이 지난 11일 검찰총장 주례보고와 함께 대검 간부회의 정례화가 주목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검사장급 참모들이 참여하는 대검 간부회의는 주요 형사정책 현안에 대한 검찰 조직 차원의 대응을 고민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김 총장은 지난 11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간부회의를 열고 형사공판부 강화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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