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발생 항의하는 민원인 연락처 공개…"도와주려고 그랬다" 해명
"군청에 민원 했더니 건설사서 전화"…부안군 개인정보 유출물의
공사 현장에서 먼지가 발생한다고 군청에 알린 민원인에게 현장소장이 전화를 거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8일 전북 부안군청 게시판에는 '민원인 개인정보 공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개인정보 유출로) 두려움과 공포감이 든다"며 군청의 안일한 민원인 개인정보 관리를 문제 삼았다.

게시글에 따르면 이 민원인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군청에 전화를 걸어 "아파트 인근 침수 예방 공사 현장에 많은 먼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그는 즉각적 조처를 약속한 공무원 말을 믿고 수화기를 내려놨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민원인이 문제를 제기한 공사장의 현장소장.
민원인은 구체적 통화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현장소장이 "(나와) 만나자"는 말을 했을 때 당혹감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자신의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원청 소장에게 받았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적었다.

이 민원인은 "개인 정보가 너무나도 쉽게 유출되는 것 같아서 군청에 이의를 제기하니까 공무원이 '미안하다'고 (전화번호를 알려준 것을) 당당하게 인정했다"면서 "더는 개인정보 유출이 없도록 국민권익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담당 공무원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민원인을 돕기 위해 그랬다"고 해명했다.

이 공무원은 "민원인이 항의한 부분을 더욱 잘 알려달라는 취지에서 현장소장에 번호를 알려줬다"면서 "아무래도 현장에 있지 않으니까 공사 관계자가 설명하는 게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락처를 알려줄 때 민원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연락처를 주고) 바로 민원인에게 전화해서 양해를 구하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았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