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추모소 사흘째 조문 발길

"참 살갑고 밝은 여동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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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갑고 밝았던 내 여동생"…공군 중사 유족 비통
7일 오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이 모 중사 추모소에서 만난 고인의 친오빠 A씨는 생전 동생의 모습을 이렇게 회상했다.

A씨는 "동생이 무뚝뚝한 오빠를 대신해 특유의 활달한 성격으로 늘 가족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고는 했다"며 "부모님께도 잘 하고 사교성도 좋아 주변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학창 시절부터 군인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직접 관련 정보 등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꿈을 키웠다"며 "이 중사가 곁을 떠난 뒤 가족들이 너무나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 사흘째인 이날 이 중사 추모소는 대체로 한산했다.

영정 앞에 놓인 단상에는 이 중사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4장과 국화 수십 송이가 놓여있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했던 고인을 위한 고양이 인형, 과자 등도 눈에 들어왔다.

영정 옆에는 전날 조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놓였고 추모소 입구와 복도에도 서욱 국방부 장관, 김부겸 국무총리 등 정치권 인사들과 이 중사의 고교 동문 등의 조화가 줄지어 서 있었다.

"살갑고 밝았던 내 여동생"…공군 중사 유족 비통
이날 추모소에는 이 중사의 생전 동기생들이 군복 차림으로 찾아와 헌화를 한 뒤 대기실에서 유족을 따로 만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뉴스를 통해 사연을 접한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드문드문 이어졌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강모(63)씨는 "이 중사의 소식을 들은 뒤 며칠간 속앓이를 하다가 직접 추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왔다.

이렇게 와서 영정을 보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중사 유족 측에 따르면 현재 임시적으로 마련된 추모소를 며칠간 운영할지, 장례를 언제쯤 치를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당했다며 신고한 이 중사는 두 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을 회유·은폐하기 위한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다는 의혹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엄정한 수사를 주문한 데 이어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