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내일 비공개로 '이안제' 시행
국보 '종묘 정전' 수리 위해 151년만에 신주 옮긴다
조선을 대표하는 유교 건축물인 국보 종묘 정전(正殿)에 봉안된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 죽은 사람 이름을 적은 나뭇조각)가 151년 만에 대규모로 옮겨진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종묘 정전 수리를 위해 각 실에 있는 신주 49개 전체를 창덕궁 구 선원전으로 옮기는 이안제를 5일 오전 10시에 비공개로 연다고 4일 밝혔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진행하고 종묘제례보존회가 참여하는 의례는 조선왕조실록을 참고해 시행한다.

참가 인원은 헌관(獻官, 제사 지낼 때 임명되는 제관)과 집사 등 98명이다.

정전에서 종묘 외대문 임시 이안소까지는 도보로 이동하고, 외대문에서 창덕궁 돈화문까지는 무진동 차량을 이용한다.

돈화문에서 구 선원전까지는 다시 걸어서 신주를 옮긴다.

구 선원전은 조선시대 임금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건물로 1870년 1월에도 임시로 신주가 봉안됐다.

당시 종묘 정전과 또 다른 사당인 영녕전(永寧殿)에 있던 신주는 창덕궁 인정전·선원전·양지당과 창경궁 명정전·문정전 등 5곳으로 옮겨졌고, 그해 3월 종묘로 돌아왔다.

조선시대 주요 왕과 왕비 신주를 모신 종묘 정전은 2015년 안전 점검 때 물이 새고 일부가 파손된 사실이 확인돼 지난해 수리를 시작했다.

궁능유적본부는 내년에 정전 수리를 마무리하면 신주를 옮겨오는 환원(還安)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이번 이안제는 현장을 공개하지 않고 나중에 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것"이라며 "내년 환원 행사는 조선시대 의례를 최대한 재현해 공개 행사로 치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안제 날에 종묘와 창덕궁을 폐쇄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보 '종묘 정전' 수리 위해 151년만에 신주 옮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