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어려움은 유독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발달장애인 부모 전체 응답자의 20.5%가 자녀 돌봄을 위해 부모 중 한쪽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적 돌봄 체계가 정상 가동을 멈추면서 그 부담이 고스란히 부모에게 전가됐다.

고양시 장애인 가족 보듬는 집단상담 프로그램 '눈길'
경기 고양시가 이 같은 장애인 가족의 고통을 보듬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4년째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양시는 2일부터 장애인 가족 집단 상담 프로그램인 '내 마음 테라피'를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집단상담이란 두 명 이상의 모임에서 상호작용과 새로운 관계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며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상담의 한 형태다.

시는 장애인 가족들이 집단상담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각자를 돌아보며 장애인 가족 부양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가족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이 사업을 마련했다.

대상은 고양시에 거주 중인 장애인 자녀를 둔 보호자로, 화상 프로그램인 줌(Zoom)을 활용해 각자의 집에서 접속해 집단 상담이 이뤄진다.

총 3차에 걸쳐 이뤄지는 집단상담은 차수마다 10명씩 그룹으로 묶어 일주일에 한 번씩 총 5회 진행한다.

상담은 2시간가량 진행되며 심리상담센터의 센터장 2명이 상담자 역할을 맡는다.

2일부터 시작되는 1회차 수업은 ▲ 집단 상담에 대한 기대 나누기 ▲ 성격검사를 통한 '나는 누구인가' 탐색 ▲ 자기 성격의 장단점 파악 및 자녀 관계 개선 모색 ▲ 양육 스트레스의 지점 파악 및 해결방안 모색 ▲ 성격의 성장 방향을 통해 자녀와의 긍정적 관계 만들기로, 6월 한 달간 매주 진행된다.

2차 상담은 9월, 3차 상담은 10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참여 인원을 제한해 진행됐다.

총 3기로 운영하고 한 기수당 최대 5명으로 진행, 총 51명이 참가했다.

만족도 평가 설문 조사 결과, 강사 만족도에 대해 '64%가 매우 좋음', '36%가 좋음'으로 응답해 전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업에 참여했던 A씨는 "내 아이와 비슷한 또래, 비슷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한 점이 가장 위로가 됐다"면서 "장애 아이를 양육하면서 누군가에게 이해받을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는데, 집단 상담을 통해 나의 성향을 찾아보고 내면을 돌아보며 자아 존중감을 찾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설 휴관 등으로 장애인 가족들은 유독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장애인 가족의 고충을 헤아리는 세심한 정책으로 모두가 함께 가는 따뜻한 고양시 실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