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국회에 의견 제출하자
교육계 찬반 논란으로 '시끌'

"내년 대선·지방선거 앞두고
추진 이유·의도 의심스럽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5일 “정당 가입 연령을 ‘만 16세 이상’으로 낮추자”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교육계가 찬반 논란으로 시끄럽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과 학교 정치화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반대’ 주장이 맞서고 있다. 과거 20세 이상이었던 정당 가입 연령은 2019년 18세 이상으로 낮아졌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선관위는 청소년의 정치 참여와 선거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치관계법(공직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당 가입 연령을 16세까지로 낮추면 생일이 지난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도 정당 가입이 가능해진다. 다만 학습권 보호를 위해 등교일 학교에서의 투표 참여 권유나 공개 연설, 선거 홍보물 배부 등은 금지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청소년의 정당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정당법 제22조는 ‘국회의원 선거권이 있는 사람만 정당의 발기인이나 당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영국·독일 등은 법상 정당 가입 연령에 제한이 없고, 당헌·당규에 따라 가입 가능 연령을 정하고 있다.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의 치이즈 활동가는 “청소년 목소리를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당 가입 등 정치 활동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학생 인권 침해 등 청소년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반면 교원 단체는 “정당에 가입한 고등학생이 각종 정치 활동을 제한 없이 하면 교실의 정치화와 이에 따른 학습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당에 가입한 고교생이 학교에서 정당 홍보, 정당 가입 권유 활동 등 정치 활동을 하면 교실이 정치판이 되고, 다른 학생의 학습권도 침해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념 대립이 극단적인 정당·정치 문화가 학생에게 파고들어 교실이 이념과 정치로 오염될 우려가 크다”며 “선관위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교육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고교생 전체의 정당 가입 허용을 추진하려는 이유와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선관위의 이 같은 움직임을 계기로 “교사의 정치 참여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행법상 교수와 같은 대학 교원이 아닌 교사는 정당에 가입할 수 없다. 교원 단체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학생의 정당 가입과 정치 참여를 가르치고 독려해야 할 교사의 정당 활동이 법적으로 제한되고 온전한 정치 참여를 할 수 없는 상황은 모순적”이라고 주장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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